“원금 20배” 등으로 현혹하며 무가치 코인 판매
[서울이코노미뉴스 강기용 기자] 가치가 거의 없는 가상자산인데도 투자하면 고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속여 1만5000여명에게서 3000억원 이상을 받아 가로챈 역대 최대 코인 투자리딩 사기 조직이 적발됐다.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13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와 범죄단체의 조직 또는 가입, 활동 등 혐의로 유사투자자문업체 관계자 등 215명을 검거해 총책인 40대 A씨 등 12명을 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A씨 등은 2021년 12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가상자산 28종에 대한 투자금으로 1만5304명에게서 3256억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62만 구독자를 가진 유튜버로 유사투자자문업체를 운영하던 A씨는 2020년 추천한 주식 종목이 거래 중지돼 회원들로부터 집단 환불요청을 받자, 이를 만회하기 위해 가상자산 판매에 손을 댔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별도의 지주회사를 설립한 A씨는 그 밑에 6개의 유사투자자문법인, 10개의 판매법인을 두고 총괄 및 중간관리·코인 발행·시세조종·DB공급·코인판매·자금세탁 등으로 역할을 분담한 15개의 조직을 만들었다.
이어 유튜브 강의와 광고 등으로 확보한 휴대전화 번호 900여만개를 활용해 무차별적으로 전화를 걸어 '원금의 20배', '운명을 바꿀 기회', '아파트 팔고 대출을 받아서라도 코인을 매수하라'는 문구로 투자를 유혹했다.
이들이 판매한 코인 28종 중 6종은 자체적으로 발행한 뒤 브로커를 통해 해외 거래소에 상장시키고 이후 자체 구매로 가격을 올린 뒤 이를 투자자들에게 팔아넘긴 것으로 조사됐다.
판매한 나머지 22종의 경우 자체 발행한 것은 아니지만 국내에서는 정보가 거의 없고, 거래량이 적어 실제 가치가 거의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이미 주식 및 코인 투자로 손실을 본 투자자들에게 '수익 전망이 좋은 코인으로 손실을 보상해주겠다'며 다시 접근해 코인을 판매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이들은 가짜 명함과 대포폰 등을 동원해 금융감독원 등을 사칭하며 "피해 보상을 해 주려면 신분증이 필요하다"고 속인 뒤 건네받은 신분증을 이용해 신용대출까지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자들은 대부분 중장년층으로, 1인당 최대 12억원까지 손실을 봤으머, 거주 중인 아파트를 판매해 투자금을 낸 사례도 있었다.
경찰은 가상자산 판매 계좌 등 1444개의 계좌를 분석해 자금 흐름을 파악했고, 홍콩과 싱가포르를 경유해 호주로 도피했던 A씨를 검거했다.
아울러 계좌추적 등을 통해 이들이 가로챈 478억원과 A씨가 소지 중인 비트코인 22개도 압수해 기소 전 몰수·추징보전을 신청했다.
경찰 관계자는 "투자리딩 사기 범죄가 조직적이고 지능적인 형태로 점점 변화하면서 다수 피해자를 양산하고 있다"면서 "비대면 투자 권유로 고수익을 보장하는 경우 사기일 가능성이 높으니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