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포만 율티리에 부는 신바람과 ‘신활력’
창포만 율티리에 부는 신바람과 ‘신활력’
  • 정기석
  • 승인 2024.11.05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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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석 칼럼] 지금 창원의 한 작은 어촌마을 바닷가에는 새 바람이 불고 있다. ‘신활력’이라는 신바람이다. 해수부의 ‘어촌신활력증진사업’이라는 어촌마을공동체사업이 율티리에서 한창 벌어지고 있는 중이다.

어촌신활력증진사업은 3가지 유형으로 진행한다. 첫 번째 유형은 ‘어촌 경제플랫폼’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수산업을 기반으로 한 어촌 경제거점화에 1곳당 300억원을 지원한다.

국가어항 등 수산업 기반 도시에 수산물 유통·가공·판매 복합센터, 해양관광 단지 등 경제 활성화 기반을 조성하는 내용이다. 마트 등 수익시설과 어업인 물리치료 등 복지시설이 융합된 생활서비스 복합시설도 조성한다.

두 번째는 율티리처럼 ‘어촌 생활플랫폼’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이른바 어항 자립형 어촌을 육성하는 사업으로 100억원씩 투입한다. 빈집을 리모델링하거나 청년 등 새 유입인구의 정착을 지원하는 건 물론, 어촌공동체의 신규 소득원과 부가가치 창출을 위한 제조·가공 및 판매시설을 지원한다.

세 번째는 ‘어촌 안전인프라 개선’으로 소규모 어촌 시설을 확충하는 50억원 규모의 사업이다. 태풍·해일 등 대비 재해 안전시설 보강, 선착장·방파제 등 여객선 접안시설 확충 등이 주요내용이다.

강도형 해수부 장관은 “지역주민과 지자체가 원팀이 되어 소멸 위기에 처한 우리 어촌이 활력을 되찾는 성공적인 사례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강조하고 있다.

‘신활력’ 바람이 먼저 불어온 곳은 농촌

그런데 이같은 ‘신활력’ 사업의 원조는 농식품부다. '농촌 신활력플러스 사업‘이라는 이름으로 2018년부터 총 100개 시·군을 선정해 총 7000억원의 예산이 투입되고 있다. 지난 정부에서 시작된 사업이라 그런지 내년에 이 사업은 일몰될 예정이다.

이 사업은 농촌의 다양한 자원을 활용한 현장의 창의적 아이디어가 실제 사업과 활동으로 이어지도록 지원하는 정부 프로그램이다.

특히 이 사업의 핵심주체는 '액션그룹'이라 불리는 주민 주도의 법인, 협동조합, 공동체 등 활동조직이다. 액션그룹은 지역 농업인과 협업을 통한 특화 제품 개발, 문화·예술 활동 기회 제공, 농가 컨설팅 등 지역 문제 해결과 지역 내 필요로 하는 다양한 서비스 제공을 스스로 기획·추진한다.

농식품부는 최근 '농촌 신활력플러스 사업' 결과 창업 620건, 일자리 5940명 창출, 지역활동가 5400명 양성 등의 성과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또한 현재 전국 2754개 액션그룹에서 약 2만3000명이 활동 중으로 1418개의 액션그룹이 '신활력플러스'를 통해 새로 생겨났다고 발표했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농촌소멸 대응을 위해 액션그룹의 역할이 중요하며 액션그룹과 같은 주민 참여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면서 “지역의 추진단과 액션그룹들이 성과를 계속 창출할 수 있도록 자립화 지원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하고 있다.

‘주민’과 ‘앵커’와 ‘링커’의 3위일체가 ‘신활력’의 원천

율티리는 해수부 장관이 당부하고 농식품부 장관이 약속한대로 사업을 실행하고 실천하고 있다. 지역주민과 지자체가 원팀이 되고, 지역의 추진단과 주민의 액션그룹들이 중심을 잡고 있다.

‘어촌신활력증진사업’은 사업의 책임자인 ‘마을주민’, 사업의 지원자인 ‘앵커(Anker)조직’, 그리고 사업의 협력자인 ‘링커(linker)그룹’ 사이의 ‘3위 일체’에 사업의 성패가 달렸다고 명심하고 있다.

당연히, 38인의 율티어촌계원을 중심으로 뭉친 ‘율티권역 마을주민 275인’이 가장 중요하므로, 마을공동체가 함께 책임지려는 각오와 책임감을 날로 다지고 있다.

이 사업의 계획과 운영을 수탁받은 현장지원센터로서 ‘앵커조직’은, 지난해부터 마을에 상주하며 주민들과 어촌마을의 일상을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있다. 여전히 부족하지만, 마을주민이 믿을만한 지원자로서 자세와 역량을 더욱 갖추려 애쓰고 있다.

이제, 사업의 성공을 위한 3위일체의 필요충분조건을 완성할 ‘링커그룹’을 씨줄날줄로 묶고 엮는 네트워킹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율티권역 사업플랫폼 위에서 서로 협업하고 상생할 경제, 문화, 생태, 교육, 복지, 공동체 등 각 분야의, 각 지역의 ‘전문가그룹’을 발굴하고 제휴하고 협업을 모색하고 있다.

협력 네트워킹 구성과 협업플랫폼 구축 작업이 가장 중요

율티권역은 ‘링커그룹’의 전문역량과 사회적책무를 바탕으로 기꺼이 지원하고 협력하고 협업할만한 이유와 의미가 있는 사업지라 할 수 있다. 거점마을인 율티리는 탄소중립실천시범마을이다. ‘한국의 아름다운 길’ 남파랑길 11코스의 주요 거점마을이다.

무엇보다 자산어보보다 20여년 더 먼저, 유배지 율티리에서 조선후기 실학자 김려선생이 국내 최초의 어류도감 ‘우해이어보’ 집필한 마을이다. 후손인 연안 김씨 대종회에서도 각별하게 생각해 수시로 방문하는 역사적, 문화적, 인문적 가치가 특별한 상서로운 마을이다.

게다가, 염전을 갈아엎도 들어선 율티공단의 28개 입주기업들에 동남아 이주노동자 등 수백명의 ‘율티리 생활인구(리퀴드 폴리탄)’들이 원주민들과 일과 삶을 함께 하고 있다. 이 사업을 통해 링커그룹들이 사회혁신적인 마을공동체사업의 모델을 함께 실험, 실습, 개발, 인구 및 지역소멸 위기라는 난제를 푸는 대안이 도출되리라는 사회학적인 가치와 기대도 크다.

율티리는 이 사업을 통해 오는 2026년까지 마을협동조합을 중심으로, 마을공유게스트하우스, 마을공유가게, 마을공유주방, 마을공유세탁소, 마을경로당(요양원) 등 ‘생활사업’, 갯벌-우해이어보-남파랑길 테마 생태어촌체험·휴양마을사업 등 ‘경제사업’을 사업화할 계획이다.

주관부처 장관들도 잘 깨닫고 있듯이, 이 일을 ‘마을주민’과 ‘앵커조직’과 ‘지자체’만으로는 결코 잘 할 수 없다. 그래서 외부의 협력자인 ‘링커그룹’의 용기와 지혜를 한데 모으는 협력 네트워킹 구성과 협업플랫폼 구축 작업이 가장 중요하다. 그래야 경상도 남녘 바닷가 작은 어촌마을인 율티리에 ‘신활력’이라는 새 바람이 불어올 수 있다. ‘새 세상’을 열어젗힐 수 있다.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필자소개>

정기석(tourmali@hanmail.net)

전국퇴직금융인협회 금융시장연구원 연구위원

경상국립대 창업대학원 6차산업학과 비전임교원

前 국회정책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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