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마저 "경기 하방위험 확대" 석달째…건설부진·수출둔화
KDI마저 "경기 하방위험 확대" 석달째…건설부진·수출둔화
  • 한지훈 기자
  • 승인 2025.03.10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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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 생산 27.3% 감소…취업자 수·내수까지 영향 확산.
자동차·철강 등 美 관세에 직접 타격

[서울이코노미뉴스 한지훈 기자] 국책연구원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석달 연속 우리 경제에 하방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주요 수출품목인 반도체 수출가격이 하락하는 가운데, 대외 불확실성 확대의 영향이 점차 확산하면서 수출 증가세도 둔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KDI는 10일 발간한 경제동향 3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건설업 부진과 수출여건 악화로 경기 하방위험이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건설불황의 장기화가 투자 및 고용지표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상황에서, 미국 신정부 출범에 따른 대외 불확실성 확대가 더해지면서 경제상황이 악화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1월 전산업생산은 1년 전보다 3.5% 감소했다. 특히 건설업 생산(-27.3%)은 지난해 1월 생산이 급증한 데 따른 기저효과가 더해지면서 감소폭이 확대됐다.

부동산 경기둔화로 건설 수주, 건축 착공면적 등 선행지표의 개선세도 약화했다.

1월 취업자 수 역시 건설업 취업자가 큰 폭으로 감소(-16만9000명)하면서 13만5000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정부 일자리 비중이 높은 임시직(7만2000명) 증가 폭이 크게 확대됐지만, 자영업자(-2만8000명) 및 일용근로자(-11만6000명)는 감소세가 이어졌다.

건설업 한파,일감 기다리는 일용직 구직자들. 서울 남구로역 인근 새벽 일감을 구하려는 일용직 구직자들로 가득하다. 
건설업 한파,일감 기다리는 일용직 구직자들. 서울 남구로역 인근 새벽 일감을 구하려는 일용직 구직자들로 가득하다. 

KDI는 소비와 투자의 부진이 계속되면서 내수가 미약한 수준에 머물렀다고 진단했다.

1월 소매판매는 설 명절 등의 일시적 요인으로 보합세를 보였으나, 고금리 기조 및 소비심리 위축 등으로 부진한 흐름이 이어졌다.

설비투자(-3.1%)는 조업일수 축소 등 일시적 요인으로 감소했다. 통상갈등에 따른 대외 불확실성 확대 등 하방요인도 여전히 남아있다.

수요압력이 낮게 유지되면서 물가 상승세는 둔화 흐름을 보였다.

2월 소비자물가는 상품과 서비스 가격 모두 하락하며 전월(2.2%)보다 낮은 2.0%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최근 국제유가의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향후 물가의 하방압력도 커졌다고 KDI는 분석했다.

수출 증가세 역시 둔화 흐름이 이어졌다. 2월 수출은 1.0% 증가했지만, 일평균 기준으로는 5.9% 감소했다.

반도체 수출의 높은 증가세가 둔화하고, 이를 제외한 품목들의 감소세가 지속되면서 전체 수출활력이 떨어지는 분위기다.

KDI는 특히 미국의 관세인상이 향후 수출에 하방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대(對) 미국 수출비중이 높은 자동차 및 부품, 일반기계, 철강제품 등이 모두 미국 관세인상의 직접적 위험에 노출돼있어, 향후 우리 수출에 큰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KDI는 "정국불안의 영향은 점차 완화하고 있으나, 대외여건이 악화하면서 경기하방 위험이 커졌다"며 "미국을 중심으로 통상갈등이 심화하면서 세계 무역 위축에 대한 우려도 확대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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