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0.77% 하락
[서울이코노미뉴스 한지훈 기자] 국내금융 및 외환시장이 설 연휴기간 발생한 대외 변수 충격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설 연휴 휴장으로 일주일 만에 거래가 재개된 31일 큰 폭으로 상승해 1,450원을 다시 돌파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의 주간거래 종가는 전 거래일(24일 오후 3시30분 기준)보다 21.4원 뛴 1,452.7원으로 집계됐다.
주간거래 종가로는 지난 17일(1,458.3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환율은 14.7원 오른 1,446.0원으로 출발한 뒤 점차 상승폭이 확대됐다. 오후 12시56분께 1,456.3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설 연휴기간의 대외 변수들이 일시에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간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음 달 1일부터 멕시코와 캐나다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달러가 강세를 보였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지난 27일 장중 106대까지 하락한 뒤 반등했다. 현재 108을 다시 웃돌아 108.165를 기록 중이다.
이에 앞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지난 29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 목표범위를 연 4.25~4.50% 그대로 유지했다.
반면, 유럽중앙은행(ECB)은 이튿날 기준금리를 연 3.15%에서 2.90%로 인하했다. 지난해 9월 이후 네 차례 연속 금리인하였다.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 충격에 따른 위험 선호심리 위축과 외국인 투자자 증시 이탈도 원화약세 요인으로 분석된다.
같은 시각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938.98원에 거래됐다. 지난 24일 오후 3시30분 기준가인 922.02원보다 16.96원 오른 수준이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지난 24일 기준금리를 0.25%에서 0.50%로 인상한 데 이어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엔화가 상대적으로 강세를 나타내는 것으로 보인다.
엔·달러 환율은 현재 154.78엔으로, 일주일 전보다 2엔 가까이 하락했다.
◇반도체·전력설비株 약세·소프트웨어주 강세…코스닥 약보합
코스피는 이날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 충격을 뒤늦게 반영하며 2,510대로 밀려났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장보다 19.43포인트(0.77%) 내린 2,517.37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오후 3시30분 기준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1조1213억원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세를 주도한 반면 개인과 기관은 각각 8928억원, 1625억원 순매수하며 지수 하단을 방어했다.
이날 외국인 순매도 규모는 지난해 9월19일 1조1713억원) 이후 최대다. 외국인은 코스피200선물 시장에서도 4020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설 연휴동안 글로벌 증시를 강타한 딥시크 쇼크를 반영했다"며 "고성능 반도체와 대규모 데이터센터·전력설비 투자 모멘텀의 둔화우려로 반도체, 전력기기 업종의 주가 변동성이 확대됐다"고 밝혔다.
특히 SK하이닉스는 9.86% 급락한 19만9200원에 장을 마감하며 지난해 8월5일(-9.87%) 이후 최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삼성전자(-2.42%), 한미반도체(-6.14%), LS ELECTRIC(-5.33%), HD현대일렉트릭(-7.87%) 등 다른 반도체주와 전력설비주도 동반 하락했다.
반면 NAVER(6.13%), 카카오(7.27%), 삼성에스디에스(6.16%) 등은 딥시크 수혜주로 부각된 소프트웨어 종목은 강세를 보였다.
기업가치 제고계획을 밝힌 삼성화재가 11.71% 급등한 가운데 삼성생명(9.73%), KB금융(3.15%), 메리츠금융지주(4.48%) 등 금융주 전반이 상승했다.
업종별로는 기계·장비(-3.6%), 전기·전자(-3.93%), 의료·정밀(-4.41%), 건설(-1.86%) 등이 하락했다. 음식료·담배(1.73%), 보험(8.22%), 증권(1.28%), 운송·창고(1.65%) 등은 올랐다.
코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0.45포인트(0.06%) 내린 728.29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294억원, 28억원 순매수했다. 개인은 283억원 순매도했다.
삼성전자가 이날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레인보우로보틱스의 로봇 기술을 활용해 로봇 개발에 나서겠다고 밝히자 레인보우로보틱스 주가가 21.26% 급등했다. 로보티즈(12.63%), 하이젠알앤엠(22.42%) 등 다른 로봇주도 올랐다.
이날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거래대금은 각각 13조2550억원, 6조4337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