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 연봉자 성과급 7500만원 받아
[서울이코노미뉴스 윤석현 기자] SK하이닉스가 고대역폭 메모리(HBM) 성장에 힘입어 지난해 4분기와 연간 모두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인공지능(AI) 시장이 급성장하며 AI 메모리 반도체 수요강세가 두드러진 가운데, 시장우위를 점한 HBM 기술력과 수익성 중심의 경영이 빛을 발했다.
SK하이닉스는 연결기준 지난해 영업이익이 23조4673억원으로 전년(영업손실 7조7303억원)과 비교해 흑자전환한 것으로 잠정집계됐다고 23일 공시했다. 영업이익률은 35%다.
지난해 매출은 66조1930억원으로 전년 대비 102% 증가했다. 순이익은 19조7969억원(순이익률 30%)으로 흑자로 돌아섰다.
이에따라 SK하이닉스는 구성원에게 역대 최대 수준인 기본급 1500%의 성과급을 24일 지급하기로 했다.
초과이익분배금(PS) 1000%와 특별성과급을 기존 450%에서 노조의 요구를 받아들여 500%로 늘렸다. 총연봉이 1억원이라면 7500만원을 성과급으로 받게 되는 셈이다.
아울러, 결산배당으로 보통주 1주당 1305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한다고 공시했다. 시가배당률은 보통주 0.6%로, 배당금 총액은 8996억3083만8450원이다.
이번 1주당 배당금은 지난해(1∼3분기) 중 이미 지급된 분기배당(주당 900원)을 제외한 금액으로, 기존 배당정책에 있던 연간 잉여현금흐름(FCF)의 5%(1005원)가 포함된 것이다.
배당기준일은 2월28일이며, 배당금은 오는 3월 주주총회일로부터 1개월이내 지급될 예정이다.
◇"4분기 HBM,D램 매출 40% 이상"…"AI 경쟁력·수익성 중심으로 안정적 이익창출"
매출과 영업이익, 순이익 모두 창사이래 최대 실적이다. 매출은 종전 최고였던 2022년 44조6216억원보다 21조원 이상 높은 실적을 달성했다.
영업이익도 메모리 초호황기였던 2018년 20조8437억원의 성과를 크게 넘어섰다.
스마트폰, PC 등 전방 IT 산업의 수요부진에 따른 범용(레거시) 메모리 가격하락에도, 고부가 제품인 HBM을 중심으로 한 수익성 위주 전략이 통했다.
지난해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역시 분기 기준 역대 최고치이다. 지난해 3분기에 세운 사상 최대 기록(매출 17조5731억원·영업이익 7조300억원)을 1분기 만에 갈아치웠다.
특히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8조828억원(영업이익률 41%)으로 전년 동기보다 2235.8% 늘었다. 4분기 영업이익은 삼성전자의 6조5천억원을 훨씬 넘어선 것으로, 연합인포맥스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 8조96억원에도 부합했다.
4분기 매출과 순이익은 각각 19조7670억원과 8조65억원(순이익률 41%)이었다.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하면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2%, 15% 증가했다.
SK하이닉스는 "4분기에도 높은 성장률을 보인 HBM은 전체 D램 매출의 40% 이상을 차지했고, 기업용 SSD도 판매를 지속 확대했다"며 "차별화된 제품경쟁력을 바탕으로 한 수익성 중심 경영으로 안정적인 재무상황을 구축했고, 이를 기반으로 실적 개선세가 이어졌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3월 HBM 5세대인 HBM3E 8단을 인공지능(AI) 큰손 고객인 엔비디아에 업계 최초로 납품하기 시작한 데 이어, 지난해 9월에는 HBM3E 12단 제품도 세계 최초로 양산에 돌입했다.
SK하이닉스는 "고객의 요구수준에 맞는 제품을 적기에 공급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면 안정적인 이익창출이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실적을 바탕으로 2024년 말 SK하이닉스의 현금성 자산은 14조2000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5조2000억원 증가했다.
차입금은 22조7000억원으로 같은 기간 6조8000억원 감소했다. 이에 따라 차입금과 순차입금 비율도 각각 31%와 12%로 크게 개선됐다.
SK하이닉스는 빅테크들의 AI 서버투자가 확대되고 AI 추론기술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고성능 컴퓨팅에 필수인 HBM과 고용량 서버 D램 수요가 계속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일부 재고조정이 예상되는 소비자용 제품시장에서도 AI 기능을 탑재한 PC와 스마트폰 판매가 확대돼 하반기로 갈수록 시장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SK하이닉스는 올해 HBM3E 공급을 늘리고, 6세대인 HBM4도 적기 개발해 고객 요청에 맞춰 공급할 계획이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지난해 11월 HBM3E 16단 제품개발을 공식화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 중 HBM3E 16단 제품 샘플을 공급해 인증절차를 진행하고, 올해 하반기에는 HBM4도 양산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SK하이닉스는 이와 함께 안정적인 수요가 이어지는 DDR5와 LPDDR5 생산에 필요한 선단공정 전환을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낸드는 지난해에 이어 수익성 중심 운영과 수요상황에 맞춘 유연한 판매전략으로 시장에 대응할 계획이다.
김우현 SK하이닉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고부가가치 제품 매출비중을 크게 늘리면서 시황 조정기에도 과거 대비 안정적인 매출과 이익을 달성할 수 있는 사업체질을 갖췄다"며
"앞으로도 수익성이 확보된 제품위주로 투자를 이어간다는 원칙을 유지하면서 시장상황 변화에 맞춰 유연하게 투자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봉 1억이면 7500만원 보너스...하반기 PI 150%도 지급
SK하이닉스는 구성원에게 역대 최대 수준인 기본급 1500%의 성과급을 지급하기로 했다.
초과이익분배금(PS) 1000%와 특별성과급을 기존 450%에서 노조의 요구를 받아들여 500%로 늘렸다. PS는 연간 실적에 따라 매년 1회 연봉의 최대 50%(기본급의 1000%)까지 지급하는 인센티브다.
앞서 23일에는 지난해 하반기 생산성격려금(PI) 150%도 지급한다. PI는 반기별로 회사가 목표로 했던 생산량을 달성했을 때 지급하는 인센티브다.
SK하이닉스는 앞서 지난해 상반기에도 PI로 기본급의 150%를 지급했다.
사측은 지난 20일 열린 4차 노사대표 공동협의에서 총 1450%의 성과급을 지급하는 방안을 제시하며 "이미 지급된 원팀격려금과 PI 최대분 포함시 총 1870%(연봉의 93.5%)로 역대 최고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노조는 역대 최고 성과에 걸맞은 대우를 요구하며, 사측의 제안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공동투쟁본부를 발족하겠다고 선언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