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 美공장 대부분 공화당 주에 위치…부정적일 필요없어"
[서울이코노미뉴스 윤석현 기자] 이석희 SK온 최고경영자(CEO) 사장은 13일 트럼프 재집권 후 산업계 영향에 대해 "(미국에서) 저희한테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은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상 첨단제조 생산 세액공제(AMPC)인데, 급격한 변화는 어렵지 않을까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이날 오후 서울 강남구 산업기술진흥원에서 열린 '산업부 장관-배터리 업계 간담회' 이후 취재진을 만나 "(일각에서 나오는 AMPC 혜택 축소 우려는) 너무 지나친 가정의 가정"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배터리 업계는 그간 AMPC 혜택을 받기 위해 미국 현지에 조 단위 투자를 집행하는 등 생산거점을 빠르게 늘려왔다.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정체)에 따른 업계 전반의 불황에도 AMPC는 배터리 업계의 영업익을 확대하는 데 큰 역할을 해왔다. SK온은 608억원의 AMPC를 받았다.
일각에서는 공화당 소속의 트럼프 당선인이 앞서 IRA 전면폐지, 연비규제 폐지 등 에너지 시장과 대립하는 공약을 쏟아낸 터라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AMPC 혜택 폐지 또는 축소가 실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하지만, 이 사장은 이같은 가능성은 작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 사장은 "대부분의 SK온 공장이 공화당 주에 있고, 그 (IRA) 폐지에 반대 서명했던 18명의 하원 의원들의 상당수가 이번에 다시 재선된 것을 보면 너무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SK온은 현재 조지아에 단독으로 1·2공장을 가동중이며, 포드와 진행중인 블루오벌SK 프로젝트 중 켄터키 2공장은 2026년 이후, 켄터키 1공장과 테네시 공장은 내년 중 가동할 예정이다.
미국 의회에서 통과된 법을 폐지하려면 의회의 동의가 필요한데, 이른바 'IRA 수혜주'들의 연방 상하원 의원 대부분은 공화당 소속인데다 공개적으로 IRA 폐기 반대의사를 밝힌 상황인 만큼, IRA 전면폐기 강행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SK온은 지난 3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재집권하더라도 IRA 전면폐지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며, 보조금 대상차량 축소나 보조금 예산제한 등 제한적인 조치가 오히려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밝힌 바 있다.
4분기 이후 실적 전망에 대해서는 "구성원들이 정말 일치단결해서 열심히 한 덕분에 이번 3분기에 적자의 고리를 끊을 수 있었다"며 "구체적인 전망을 하긴 어렵지만 4분기와 내년에도 (구성원들과) 합심해 잘해 나갈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어차피 (전기차는) 정해진 미래로 가는 것이기 때문에 위기도 있겠지만 기회도 있다"며 "특히 상당한 양의 배터리가 미국 현지에서 생산되는 구조여서 북미시장에서 사업을 계속 잘해야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SK온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240억원으로, 지난 2분기(4601억원 손실) 대비 4841억원 개선하며 창사 이래 처음 흑자를 기록했다.
이 사장은 또 "특정 고객사(이름)를 말할 순 없지만 이제 북미 공장에서 그 고객용 제품생산이 쭉 늘어갈 것"이라며 "그것에 대한 수율이라던가 생산성 이런 것들을 잘 챙기면서 사업을 해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업계에 따르면 SK온의 주요고객사 중 하나인 현대차의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아이오닉9이 미국 생산을 앞두고 있고, 제네시스 역시 GV60과 eGV70 페이스리프트 버전을 출시할 계획이다.
스웨덴 전기차 브랜드 폴스타는 내년부터 SK온의 고성능 하이니켈 배터리를 탑재한 럭셔리 4도어 그랜드 투어러(GT) 폴스타5를 생산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