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태 칼럼] 10월16일 치러지는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는 성패는 보수진영 '후보 단일화'에 달려 있다는 것이 교육계의 중론이다.
이번 교육감 보궐선거는 특히 지난 12년간 진보진영 교육감이 이끌어 온 초중등 교육정책이 바른인성교육에 초첨을 두기보다 진보 진영논리에 치우친 점을 감안하면 보수진영의 인사가 교육감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과연 보수진영 인사들이 단일화를 이루어 내냐”는 것이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서울시교육감은 83만명에 달하는 서울 지역 유·초·중·고교생의 교육정책을 책임지는 막중한 자리다. 그런데도 그동안의 교육감 선거는 후보의 자격과 적격 여부보다는 각 진영에서 ‘후보단일화’를 했나 안했냐에 따라 당락이 결정되는, 정말 희한한 선거로 치러졌다.
지난 2010년 서울시 교육감 보궐선거에서는 곽노현 후보가 34.34% 밖에 얻지 못했지만 보수진영에서 무려 여섯 명의 후보가 표를 찢어놓는 바람에 2위의 보수진영 후보를 1.12% 차이로 누르고 신승한 바 있다. 2014년, 2018년 선거에서도 보수 후보들이 각각 3명, 2명씩 출마해 진보 단일 후보였던 조희연 교육감에게 잇따라 패했다.
보수진영은 당시 그런 치명상을 입고도 2022년 서울시 교육감 선거에서 또 다시 분열하여 보수 후보 3명(박선영·조전혁·조영달)이 도합 53.2%를 득표했지만, 단일화에 실패해 38.1%를 얻은 조희연 전 교육감이 3선을 허용하고 말았다. 당시 보수 후보들은 단일화하지 않으면 자멸한다는 점을 뻔히 알면서도 선거비용을 보전받으려고 끝까지 버티는 추태까지 벌이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그런데 이번에도 보수진영의 단일화가 아직 가닥을 잡지 못하고 있고 단일화의 방향이 학교현장교육전문가보다는 인지도가 높은 정치권인사로 단일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으로 알려져 일선 교육계의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이번 교육감 선거에 진보계열 후보로는 9명의 후보가 거론된다. ‘후보 매수 실형’을 받았던 곽노현 전 교육감이 교육과 전혀 무관한 ‘탄핵’을 외치며 바람몰이에 나서며 진보진영이 여론을 주도해 나가는 듯한 분위기다. 보수진영 후보로는 6명이 출마의사를 밝혔지만 안양옥 전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 조전혁 전 한나라당 의원, 홍후조 고려대교수 등이 단일화후보로 등록했다.
교육계의 한 관계자는 “교육감은 국회 교육위 국회의원을 뽑는 것이 아니라 일선 교육현장의 교육실무정책을 펼쳐야 하는 학교현장 교육전문가를 뽑아야 하기 때문에 초중등교육 경험, 교육단체 등에서의 교육행정 경험이 풍부한 인사를 선출해야 한다”면서 “지금 보수진영의 후보자 중 잘 살펴보면 누가 적임자인지는 판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보수진영의 후보단일화 실패로 3연속 선거 패배를 목도한 보수진영 교육계 인사들은 “누구라고 꼭 집어 얘기할 수는 없지만 교육감 선거때마다 나타나 보수분열을 야기하고 진보 측에 교육감직을 헌납한 낡은 후보들은 그간의 과오를 책임지고 후보사퇴를 하거나 후보단일화에 양보를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 “단일화가 이루어진 이후에도 본선 경쟁력이 또 다른 관건인데 보수진영 후보들 중 학교현장 교육 경험이 가장 많고 호남 출신의 후보자라면 진보진영의 지지를 일부라도 더 확보할 수 있어 선거공학상 당선 가능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보수 성향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중도우파 후보단일화 통합대책위원회(위원장 손병두 전 서강대총장)는 9월9일까지 후보자 접수를 하고 9월14일 후보자 토론회, 19일부터 21일 후보자적합도 여론조사, 24일 단일후보추대자 발표 일정을 가지고 있다.
거듭 강조하지만 교육감은 정치인이 아니다. 교육감은 교육전문가가 직책을 수행해야 ‘학력과 인성을 키우는 교육 본질의 회복’이 가능하다. 보수진영의 단일화후보로 선출되어 진보진영 후보를 이기려면 초중등 교사경험, 사범대를 나와 교대교수, 한국교원단체 총연합회 회장, 한국 장학재단이사장 등 교육단체장 역임 경력이 있는, 본선경쟁력이 있는 후보자로 단일화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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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소개
박성태(sungt57@naver.com)
동양대 석좌교수
연세대학교 졸업(행정학 박사)
전 파이낸셜뉴스 편집국장
전 한국대학신문 대표이사 발행인
전 배재대학교 부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