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주인공인 셀프 컨텐츠가 온다
자신이 주인공인 셀프 컨텐츠가 온다
  • 서울이코노미뉴스
  • 승인 2024.05.03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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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뮤지컬에 자신이 출연하는 정말 좋은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용환승칼럼]  셀프조리기와 무인서비스, 키오스크와 태블릿 주문결제

외국인이 한국에 와서 꼭 해야할 것들이 늘고 있는 데, 그중 하나가 최근에 등장한 한강 편의점에서 라면을 셀프조리기로 만들어 먹는 것이라고 한다. 

홍대 앞에는 라면특화 편의점이 생겼는데 라면이 도서관처럼 진열되어 라면도서관이라고도 부르며 역시 셀프 라면조리기를 이용한다. 

또한 식당에 들어서면 손님을 맞이하는 것은 “어서 오십시오”를 외치는 점원이 아니고 조용한 키오스크와 마주해야 한다. 

키오스크가 아니면 각 테이블에 설치된 태블릿 주문기로 메뉴를 선택하고 결제를 완료한 후에 셀프로 음식을 가져오거나 서빙로봇이 가져다 준다. 

셀프와 무인이 늘어나고 있다. 코로나와 최저임금의 인상은 무인화와 셀프를 가속화시키는 동력으로 셀프 세차장, 셀프 빨래방, 셀프 주유소 등이 늘고 있다. 

 

DIY로 시작한 셀프서비스

원래 셀프의 시작은 어린이들의 조립식 키트였다. 자동차와 비행기 등 동작완구들이 조립식으로 판매되었고, 가구로는 셀프조립으로 유명한 이케아(IKEA)가 있으며, 각종 DIY(Do It Yourself)들이 있었다. 

오늘날 가정용 간편조리식(HMR, Home Meal Replacement)이 뒤를 잇고 있다.  제빵기는 식재료만 넣어주면 반죽과 발효 및 굽기까지 모두 버튼만 누르면 해준다. 두유제조기는 콩만 물을 넣기만 하면 끓이고, 갈아서 두유를 만들어준다. 

공산품을 사먹을 필요조차 점차 없어지고 있다. 인절미와 시루떡을 만들어주는 떡기계도 등장해서 소량을 언제든지 간편하게 만들 수 있다.

농업이 근간이었던 많은 나라들은 오랫동안 셀프로 해결하며 살아왔다. 김장과 된장도 각 가정에서 담갔으며 베틀에서 천을 만들고, 필자도 뜨개질로 만든 옷을 입었었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손톱마저 전문 네일샵에, 몸의 때를 세신사에 맡기고 있다. 

모든 영역이 작은 단위로 전문화되어 가고 있는 추세와 다르게 AI의 등장은 역방향의 가능성을 인류에게 제시하고 있다.  

 

셀프 컨텐츠 플랫폼과 웹2.0

UCC(User Created Contents)는 웹 2.0의 키워드로 유튜브와 함께 시작되어 오늘날 수많은 유튜버들이 생겨났다. 

이제 웹사이트는 정보를 만들어서 제공하는 방송국과 같은 컨텐츠 제공이 목적이 아니고, 사용자들의 놀이터로 모든 사용자들이 컨텐츠를 만들어서 올리고 공유하는 플랫폼만 제공하는 곳이다.

SNS가 그렇다. 페이스북, 트위터, 틱톡도 모두 플랫폼 즉 고객들이 장을 제공할 뿐 컨텐츠는 스스로 알아서 한다. 

국내사이트로 디씨인사이드, 다음까페, 네이버 지식IN등이 대표적인 UCC이며, 세계 최초의 SNS인 싸이월드와 유투브보다 먼저 시작한 동영상 공유사이트인 판도라 TV 등이 아쉽다. 

다음은 그림에 문외한인 필자가 AI의 도움으로 “한국 사람의 얼굴을 정교하고 심도있게 생생한 색상의 스피로그래프(spirograph) 아트로 그린 작품”이다.

AI가 가져온 컨텐츠 혁명

인간이 원하는 모든 컨텐츠를 마법사처럼 뚝딱하고 순식간에 만들어주는 AI는 컨텐츠 생성에 있어서 혁명과도 같다. 

컨텐츠 하나 만들기 위해서 오랜 시간 구상하고 막대한 비용을 들여야만 가능한 의상과 배경, 배우가 포함되거나 작곡과 그림 등 모든 것이 인간을 비웃듯 너무나 쉽게 처리한다. 

이제 AI로 인하여 컨텐츠 UCC 2.0의 시대가 된 것이다.

소설이나 만화가 발표되어 인기를 끌면 시나리오로 각색을 하고, 배우를 섭외하고 촬영지와 세트, 의상, 음악 등 방대한 자금이 투입되어 완성되는 오랜 과정이 요구된다. 

그래서 누군가는 모든 영화는 볼 가치가 있다고 주장했다. 하나의 영화가 완성되기까지 투입된 인간의 노력을 고려할 때 단 2시간만 객석에 앉아서 감상하는 영화는 책읽는 것보다 더 손쉽고 가치있는 일이라는 것이다.

오랜 시간의 실전연습과 재능이 결합되어도 쉽지 않은 것이 컨텐츠 제작이었다. 

이제 AI라는 “마법의 도구”는 상상이 곧 컨텐츠라는 공식을 가능하게 하여 머리만 있으면 누구나 만들 수 있게 되었으니, 그 어떤 기술의 발전에 의한 변화보다 더 큰 혁명이 진행중인 것이다. 

이것은 마치 주방에 단 한번도 들어간 적이 없는 ‘요알못’이 최고의 쉐프가 되어서 주방에서 음식을 조리해내는 일에 비유할 수도 있다.

 

디지털로 복제되는 개인

“텔레비전에 내가 나왔으면 정말 좋겠네”라는 노래가 있으며, 유명관광지에서는 스타의 모형과 함께 자신의 모습을 촬영해주기도 한다. 

사람은 자신이 등장하는 컨텐츠를 가장 좋아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궁극의 개인화 상품은 자신의 이름과 사진이 포함된 제품일 것이다. 

이제 내 목소리와 필체, 모습과 동작이 포함된 영화를 만들어준다면 어떠할까? 그 모든 것이 AI로 인해서 가능해지고 있다.

노래를 부르지 못하는 음치들에게 있어서 AI가 자신의 목소리로 노래를 정확히 불러준다면 AI는 구세주와 다름이 없다.  AI가요 오디션 프로그램이 생길 가능성도 있다. 복면을 쓰고 이제 AI 가수가 나와서 노래를 부르는 것이다. 

전국노래자랑에 나가려면 그래도 어느 정도는 부를 줄 알아야만 했으니 이제 더 이상 그럴 필요없다. 복면하나 쓰고 음성복제된 AI로 하여금 부르게 하면 된다. 

 

누구나 컨텐츠의 주인공이 된다

4월에 들어서면서 새로운 컨텐츠 생성 AI들이 쏟아지듯 발표되고 있다. AI는 진화속도가 빠르다는 것이 또 다른 강점이다. 

최근에 등장한 손쉬운 음성복제 AI를 이용하면 몇초의 음성만 가지고 개인의 음색을 학습해서 음성 복제를 완료한다.  그 결과 우리는 더 이상 말하지 않고 텍스트만 주면 복제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그래서 강의 동영상을 만들고, 음악을 작곡해서 가사를 보고 노래를 불러주기도 한다. 

곧 복제된 내 목소리와 연결된다면 이제 작사·작곡된 노래를 자신의 목소리로 듣게 될 것이다. 

보고 싶은 책과 소설, 만화 등의 컨텐츠에서 명작은 꼭 봐야할 것이다. 그러나 자신의 취향에 딱 맞는 내용을 찾기란 쉽지 않으며 최고는 자신이 직접 만드는 것이다.

늘상 먹어오던 어머니의 음식이 최고이듯, 자신이 직접 만든 음식이 가장 맛있을 수 밖에 없다. 

자신이 주인공이 되고 자신이 기획한 컨텐츠가 가장 재밌을 수 밖에 없다. 

이것은 마치 놀이동산에 가서 영화 주인공 옆에 서서 기념사진을 찍을 필요가 없이 자신이 모든 컨텐츠의 주인공이 되는 것과 같다.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필자 소개>

용환승(hsyong@ewha.ac.kr)

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과 졸업, 대학원 공학박사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연구원, 국가교육과학기술자문회의 전문위원

한국정보과학회 부회장, 한국소프트웨어감정평가학회 회장

현 이화여자대학교 컴퓨터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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