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풍연 칼럼] 이달 초 지인과 함께 목포 해남 진도 완도를 둘러본 바 있다. 지역 민심과 함께 현장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들을 수 있었다. “현장에 답이 있다”는 말을 새삼 실감하게 됐다. 책상에 앉아서 정책을 만들면 실효성이 떨어진다. 현장의 목소리를 많이 들어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도 현장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대통령 뿐만 아니라 장ᆞ차관, 국회의원, 공무원들도 더 많이 현장을 방문할 필요가 있다.
명현관 해남군수로부터 직접 얘기를 들었다. 해남군에서 1년간 태어나는 신생아는 300명 안팎이라고 했다. 나도 깜짝 놀랐다. 해남군은 전남에서 가장 면적이 넓은 군이고, 전국적으로 네 번째 규모라고 했다. 현재 인구는 6만7000명 내외. 이전에는 20만명도 넘었다고 했다. 인구 문제와 농촌의 공동화는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아마 해남군에 산부인과가 없을 것 같다. 그럼 1시간 거리인 목포로 나가야 한다.
출생률 저하 문제는 국가적 어젠다로 삼아야 한다. 그런데 어느 누구도 신경을 쓰지 않는다. 모두 걱정스럽다는 말 뿐이다. 근본적 원인을 찾아야 한다. 지금까지 수십조원을 퍼붓고도 실효를 거두지 못 했다. 해남군이 출생률 1위였다. 그런데 출산 보조금을 중단하니까 다시 떨어졌다고 했다. 해남군이 보조금을 끊은 이유도 들었다. 다른 지역에서 해남군으로 와 아기를 낳은 뒤 보조금만 받고 떠나는 경우가 많았다고 했다. 출산 보조금은 대책이 될 수 없다는 뜻이다.
어촌의 심각한 일손 부족도 들었다. 우선 일할 사람이 없다고 했다. 어촌 역시 대부분 노인들만 살고 있다. 어촌으로 돌아온 젊은이들이 더러 있기는 하다. 사람을 사서 일을 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거의 대부분 외국인을 쓴다고 했다. 취업비자를 갖고 들어온 사람은 200만원, 불법체류자는 300만원을 주어야 한다고 했다. 이들 외국인들이 SNS를 통해 임금을 올리는 등 주인을 골탕먹이는 방법도 공유한단다.
오늘 눈에 띄는 기사를 보았다. 연봉 24억 최고수 PB(프라이빗뱅커)의 얘기였다. 서재영(59) NH투자증권 프리미어블루 강북센터 상무가 그 주인공이다. 그 비결이 궁금했다. 그는 “사무실에선 안 보입니다. 현장 가면 보입니다.”고 말했다.
역시 현장이다. 서 상무는 첫째, 앉아서 고객 주문을 받지 않는다. 무조건 현장에 간다. 둘째, 고객에게 특정 상품을 사달라는 말을 하지 않는다. 고객 비즈니스에 도움되는 정보를 주거나 사람을 연결해줌으로써 사업에 필요한 사람으로 자리매김한다. 이처럼 발로 뛰어야 한다. 국가 정책도 마찬가지다. 현장의 목소리를 더 들어라. 그래야 답을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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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약력>
전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전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전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 ‘오풍연처럼’ , ‘새벽을 여는 남자’ , ‘남자의 속마음’ ,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 등 12권의 에세이집. '평화가 찾아 온다', '이 세상에 아내보다 더 귀한 존재는 없다', '아내를 사랑합시다', 'F학점의 그들', '윤석열의 운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