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공정거래위원회 간부들의 불법 재취업에 대한 수사를 현대차 등으로 확대하고 있다.
공정위 간부들이 불법 취업한 정황이 추가로 포착됐기 때문이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구상엽 부장검사)는 5일 오전 서울 양재동 현대자동차 본사 인사팀에 검사와 수사관들을 보내 채용 관련 기록과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했다.
검찰은 현대차 외에 현대건설·현대백화점·쿠팡 등에 대해서도 압수수색을 벌였다. 모두 공정위 간부들이 퇴직 후 취업한 업체들이다.
재계에서는 검찰이 현대차를 정조준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현대차는 최근 노조의 파업결의,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인상 등 통상공세에 압수수색까지 받게 돼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얼마 전에는 현대차그룹이 마련한 기업지배 구조 개편안도 반대에 부딪혀 원점에서 재검토에 들어갔다.
이커머스 업체 쿠팡이 압수수색 대상이 된 것도 눈길을 끈다.
공정위 간부들이 대기업이 아니라 짧은 시간에 초고속 성장한 소셜 커머스 업체에 취업을 했기 때문이다.
공직자윤리법은 4급 이상 공직자가 퇴직 전 5년간 소속됐던 기관·부서의 업무와 관련이 있는 곳에 퇴직 후 3년간 취업할 수 없다고 규정했다.
검찰은 전·현직 부위원장을 비롯한 공정위 간부들이 공직자윤리법을 어기고 유관기관과 기업에 재취업한 혐의를 잡고 지난달 20일 공정위와 공정경쟁연합회·중소기업중앙회 등지를 압수수색했다.
엿새 뒤에는 신세계페이먼츠·대림산업·JW홀딩스 등지에서 공정위 간부들의 취업 관련 인사자료를 확보했다.
검찰은 애초 공정위 간부 5∼6명을 수사 선상에 올렸다. 그러나 인사혁신처에서 취업심사 기록을 넘겨받고 김모 운영지원과장 등 공정위 직원들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하는 과정에서 불법 재취업이 의심되는 공정위 전직 간부들을 추가로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