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동나비엔이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에 맞춰 논의중인 근로시간 개편안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고용노동부도 '위법'이라며 경고하고 나섰다. 경동나비엔에서 "주 60시간을 일하지만 주 50시간만 인정받게 됐다"는 주장이 제기된 탓이다. 회사 측은 근무제 변경 내용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생긴 오해라는 입장이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모바일 익명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콘덴싱 만들다가 과로사를 하게 생겼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경동나비엔 직원'이라고 소개한 글쓴이는 최근 사측이 '오전 8시30분부터 오후 8시30분까지 12시간 일할 것을 요구하면서도 중간 휴게시간 2시간(중식 1시간, 석식 30분, 휴게시간 15분씩 두 차례)을 넣어 실제로는 10시간만 근무시간으로 인정하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익명의 직원은 "오전 8시30분에 출근해 오후 8시30분 퇴근하지만 (회사가)휴게 시간 30분을 포함시키는 등 실제 근무시간은 10시간만 인정한다고 한다"며 "오후 6시30분부터 오후 8시30분까지) 월 35시간 야근을 하지 않으면 수당을 지급하지 않는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어 "오후 8시30분에 퇴근하지 않으면 개인 고과에 마이너스를 적용할 것이라고도 했다"며 "회사 고위 간부가 '야근을 하지 않으면 일을 못하는 사람'이라고 못박았다"고 호소했다.
또 "얼마 전까지 회사는 근로자 근무 개선을 위해 강제 PC 오프제를 시행한다고 했지만 해당 제도는 곧 사라졌다"며 "주 60시간 일하는 셈이지만 사측은 50시간만 인정해 법적으로 문제가 없도록 하려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경동나비엔 직원이라고 주장한 다른 이들도 비슷한 내용의 글을 올리고 있다. 일정 시간동안 키보드나 마우스 사용이 없으면 근로시간에서 제외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다른 직원은 "회의 등으로 자리를 비워도 근태를 올려야 한다"며 과도하게 근로시간을 감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경동나비엔 측은 '아직 정해진 바 없으며 노사가 협의 중인 사안'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사측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인사팀이 본부장 등 간부들을 통해 '주 52시간 시행에 다른 협의사항'(일명 가이드라인)을 직원들에게 제시했다. 여기에 '휴게시간 1시간 추가' 등 내용이 담겼고 전달 과정에서 오해가 생겼다는 주장이다.
사측 관계자는 "경동나비엔은 포괄연봉제를 택하고 있고 고정야근수당이 포함돼 있다"며 "월 평균 40시간 이상 야근하던 것을 오히려 월 35시간으로 줄여나가는 차원이었다"고 설명했다.그는 "야근을 미리 포함시켜 계산을 해둔 것일 뿐, 야근을 반드시 하라는 의미도 아니고 고정수당을 주지 않는 것도 아니다"라며 "개인 고과 반영은 더더욱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휴게 1시간이 포함돼 하루 10시간만 근무시간이 인정되는 이유에 대해서는 "그 대목에서 직원들의 오해가 생기고 있는데 아직 정해진 게 없다"며 "오늘 직원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가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