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무 LG그룹 오너일가의 일감몰아주기를 통한 편법승계과정에서 세금을 탈루한 혐의에 대한 검찰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전략구매대행사업을 하는 계열사 서브원(대표 이규홍)의 내부거래가 급증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정부가 재벌개혁차원에서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강화에 아랑곳 하지 않고 일부 LG계열사들이 마곡지구로 이전하는 과정에서 발주한 공사를 서브원에 맡기면서 내부거래비율이 무려 80%를 넘어섰다. LG가 일감몰아주기 과정에서 세금을 탈루했는지를 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서브원의 내부거래, 특히 건설공사를 몰아준 과정에서의 탈세가 있었는지도 살펴볼 것으로 보여 주목되고 있다.
10일 서브원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서브원이 LG그룹 계열사 등 특수관계자의 지원으로 올린 매출은 5조5711억 원으로 전년 4조2748억 원 대비 30.3%(1조2963억 원) 급증했다. 이에 따라 내부거래비중은 전년보다 5.3%포인트 증가한 80.8%를 기록했다.
최근 몇 년간 서브원의 내부거래비중은 해마다 높아지는 추세를 보였다. 지난 2015년 연결 기준 서브원의 내부거래 비중은 56.4%였으나 마곡지구 건설공사를 진행하면서 지난 2016년 에는 75.5%로 껑충 올랐다.그러다가 서브원이 마곡지구 LG사이언스파크공사를 수주하고 일부 계열사들이 이 지역으로 이전하면서 발생한 일감을 맡은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에는 내부거래비율이 80%를 넘어서 최근 몇 년 새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서브원의 영업실적도 대폭 증가하고 그 중에서도 건선사업의 신장세가 두드러졌다. 서브원의 매출은 △2015년 4조7670억 원 △2016년 5조6616억 원 △2017년 6조8938억 원으로 매년 1조 가량 늘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2110억 원을 기록해 2년새 59.2%(784억 원) 증가했다.
건설사업의 경우 LG사이언스파크 공사를 일부 수주하면서 지난 2015년 6211억 원에 불과했던 매출이 지난해에는 2조208억 원을 기록,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서브원은 (주)LG가 지분 100% 보유한 계열사다. 하지만 오너일가가 LG 지분의 44.19%를 보유하고 있어 서브원은 오너일가의 개인기업의 색채가 비교적 강한 회사라고 할 수 있다. 현재 69개 자회사를 거느린 (주)LG의 최대주주는 11.8%의 구본무 LG 회장이다. 구 회장의 동생인 구본준 부회장 7.72%, 구본무 회장의 동생이자 구광모 LG전자 상무의 친아버지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 3.45%, 유력한 후계자인 구광모 상무는 6.24% 등 오너일가가 44.19%를 보유 중이다.
LG는 이에 따라 일감몰아주기 등을 통해 서브원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감몰아주기를 통해 세금 없는 부의 승계나 손쉬운 승계자금 마련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지난 2011년 재벌기업들의 소모성 자재인 사무용품이나 공구 등을 구매하여 납품하는 이른바 MRO사업이 논란이 됐을 때도 대부분의 재벌그룹들이 이 사업을 포기하거나 철수한 것과는 달리 LG그룹이 끝까지 이 사업을 지킨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인지 모른다. 당시 대기업들은 MRO사업이 중소기업들의 사업기회를 박탈하고 일감몰아주기라는 점에서 논란이 되자 MRO사업을 접었다.
재계는 구매관리대행사인 서브원이 비자금 마련이 쉽다는 건설공사를 수주한 점을 주목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MRO업체들의 주 사업이 부동산임대관련 사업이지만 건설공사를 직접하는 경우는 드물다. 대기업들이 자체발주 공사를 산하계열사 등에 맡기거나 외부입찰로 시공사를 선정하지만 산하 MRO업체에 맡기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서브원의 내부거래, 그 중에서 건설공사 일감몰아주기가 이번 검찰의 중점수사대상에 오를지가 관심을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