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반건설이 대우건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대우건설노조가 특혜매각을 들어 강력히 반발하고 나선데 따라 산은 측과 최종인수계약을 체결하기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이로 인해 최근 대우건설아파트 분양 호조세가 꺾이는 등 벌써 ‘승자의 저주’ 조짐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의 시각을 보이고 있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호반건설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전된 이후 대우건설노조의 반발은 날로 거세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우건설 노조 (건설기업노조 대우건설지부)는 당초 매각 관련 공고에서 '전량 매각'이라고 기재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나중에 호반건설의 지분 분할인수제안을 받아들인 것은 '특혜'라면서 호반건설의 우선협상자 취소를 요구하는 투쟁에 나섰다.
노조는 산업은행이 투명하지 않는 가운데 매각을 진행한 데다 그 과정을 들여다보면 졸속·헐값 의혹을 지울 수 없다면서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에 위치한 대우건설 본사 앞에 천막을 치고 우선협상대상자선정을 취소하라고 농성을 벌이고 있다.
대우건설 노조 측은 "호반건설이 대우건설에 훨씬 못 미치는 작은 규모라서 호반건설을 우선협상자로 반대하는 것은 아니고 매각 과정이 합리적이지 않기 때문"이라면서 "분할 매각을 적용한 것은 일종의 특혜"라고 지적했다.산은측이 현 대우건설 주가와 비교했을 때 약 30%의 프리미엄이 붙어있기 때문에 헐값 매각은 아니라고 주장한데 대해 노조 측은 현 주가수준도 감안해야겠지만 금호산업의 인수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면 이번 매각가는 헐값이 아닐 수 없다고 주장했다.
노조의 한 관계자는 "매각과정에서 문제가 생길 경우 가장 큰 피해를 입는 것은 노동자이므로 매각 과정을 공개하고, 논리적인 설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호반건설의 대우건설인수가 순탄치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이러한 불안감은 대우건설아파트 분양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전했다. 분양시장 관계자들은 대우건설이 경기도 과천시 부림동에 선보인 '과천 센트럴파크 푸르지오 써밋'이 1순위 당해지역 마감에 실패한 것을 이런 분위기에 영향 받은 측면도 없지 않다고 풀이했다. 이들은 이 지역말고도 전국 곳곳의 대우건설 아파트 분양현장에서 그간의 호조세가 주춤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건설업계는 대우건설 인수 후 호반건설의 경영능력 여하에 따라 시너지효과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데 매각협상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노조 등과의 갈등으로 벌써 경영이 흔들리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것은 인수 후 호반건설이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