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국정농단’ 연루로 퇴진압박에 몰려 있는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최근 노조탄압을 본격화해 문재인 정부의 노동정책에 정면으로 역행하고 있다는 비판여론이 들끓고 있다.
26일 노동계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권 회장의 부당노동행위를 규탄하고 질타하는 성명과 기자회견, 시위가 잇따르고 있다. 그만큼 포스코와 사내협력업체들이 노조 무력화내지는 파괴를 꾀하는 부당노동행위가 잦다는 예기다. 이 때문에 심지어는 포스코가 노조탑압의 ‘대명사’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금속노조는 최근 국회 정론관에서 가진 포스코 규탄 기자회견에서 포스코와 사내협력업체들의 부당노동행위를 적나라하게 폭로했다. 사내협력업체들은 개별 노동자들에 대해 금속노조를 탈퇴하는 신청서를 작성하도록 압박하거나 종용하는 행위가 끊임없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리고 그 배후에서 포스코가 전방위적으로 개입하고 있다고 금속노조는 주장했다.
몇몇 부당노동행위 사례를 보면 포스코가 국민적 기업인가를 의심케한다. 금속노조는 포스코와 사내협력사들이 근로자들의 노동조합 탈퇴 공작 사례와 불법 파견 증거를 은폐하려 한 것으로 보이는 지침을 공개했다. 이 문건에는 탈퇴 절차가 비교적 상세하게 기술돼 있었다.
이 지침의 한 사례를 보면 금속노조에서 확인 전화가 왔을 경우 "회사 또는 그룹장 권유 얘기하면 절대 안 됨"이라고 경고하고 있었다. 금속노조는 "포스코 '롤앤롤'이 작성하여 배포한 것"이라며 "포스코가 개입하여 노동조합 탈퇴를 종용·독려하였음을 은폐하는 지시사항까지 포함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노조 가입이 잇따르자 포스코와 사내협력사들은 노조파괴에 공작에 나섰다고 포스코 사내하청지회 관계자들이 폭로했다. 포스코는 업체 대표를 만나 노조 가입을 하지 않는 조건으로 임금 추가인상과 근로조건 개선 제시안을 들이밀고 현장을 분열시키라고 부추겼다.
포스코는 조합원들의 반응이 미진하자 ‘금속노조를 탈퇴하면 노조가 없던 다른 사내하청업체 임금인상율 10% 보다 더 높은 16.6%로 올려주겠다는 제안도 했다. 사용자가 차별대우를 미끼로 노조탈퇴를 요구하는 행위는 명백한 부당노동행위다. 포스코는 노동부 점검에 대응해 사내하청 업체 사무실의 포스코 로고를 지우고, 작업표준서를 교체하는 등 불법파견을 감추는 작업을 꾸준히 벌여온 것으로 드러났다.
포스코는 금속노조 가입과 근로자 지위확인 소송 접수를 막기 위해 사내하청 노동자들에게 ‘영구 노사 평화 다짐 협약서’를 받기도 했다. 협약서 내용은 ‘조합원들이 금속노조에 제출한 가입서와 불법파견 소송 동의서를 즉시 회수 폐기하면, 2017년부터 3년간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임금을 정규직 대비 20% 더 해주겠다’는 내용 등을 포함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포스코의 부당노동행위는 전근대적인 노조관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즉각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최순실 부역으로 구설수에 오른 권 회장이 노조와 상생해도 모자랄 판에 노조의 무력화 공세를 중단하지 않을 경우 스스로 중도퇴진을 재촉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용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포스코의 이같은 노조탄압행위는 "반드시 근절돼야 할 범죄행위"라며 노조탄압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이정미 정의당 의원은 “정부의 부당노동행위 엄정대처 방침을 비웃기라도 하듯 포스코에서 범죄행위가 벌어지고 있다”며 “정부는 단지 기획감독이나 특별근로감독에 그치지 말고 포스코 회장을 구속한다는 각오로 대처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금속노조의 김태욱 법률원장은 “포스코는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고용의제상 사용주고, 노조법상 명백한 사용자다. 임금 인상 차별로 노동자들을 회유하려 한 사실도 포스코가 실제 고용주라는 증거다”라며 “포스코의 위법행위에 관한 엄격한 처벌이 필요한 상황이다. 포스코는 지금이라도 범죄행위를 멈추고 법원 판결을 인정해 직접 고용과 사과에 나서라”라고 촉구했다.
일각에서는 권 회장의 노조탄압을 문재인 정부의 노동정책에 대한 도전으로 보고 있다. 그가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과 기업인 간담회자리에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협력기업과의 상생 등을 다짐했으면 대 노조관계에서도 전향적인 모습을 보여야 하나 최근 들어서는 무노조정책을 더욱 강화하는 모습이다. 권 회장의 노조탄압은 문재인 정부의 노동중시정책을 철저하게 무시하는 행위라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