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풍연 칼럼] 또 다시 삼성을 비판한다. 어제 저녁 KBS 9시 종합뉴스를 보았다. 삼성의 경영에 대해 비판했다. 구구절절이 옳았다. 이런 비판마저도 극히 드물다. 몇 번 얘기한대로 언론사가 삼성의 눈치를 보기 때문이다. 언론의 역할을 다하지 못한다고 할까. 물론 삼성이 국가 발전에 이바지한 공은 인정한다. 그럼에도 잘못이 있으면 따갑게 질책을 받아야 한다.
삼성의 백혈병 사태, 노조 와해 공작, 삼성바이오로직스 증거 은폐 사건 등 이루 말할 수 없다. 하지만 그 실체가 낱낱이 공개되지는 않았다. 일부만 드러났을 뿐인 데도 분노를 사고 있다. 삼성이 그런 짓까지 할까 고개를 갸웃하게 한다. 그게 삼성의 실체인지도 모른다. 정말 삼성은 반성해야 한다. KBS도 삼성의 진정성에 대해 의구심을 품었다.
삼성은 스마트폰 절대 강자다. 생산 대수 면에서는 세계 1위다. 그러나 중국 화웨이에 따라 잡힐 가능성도 있다. 중국이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까닭이다. 이익은 애플에 훨씬 못 미치고 있다. 장사는 이익이 먼저다. 많이 팔면 뭐 하나. 수익성을 제고해야 한다. 애플을 따라가기는 쉽지 않은 것 같고, 화웨이에도 밀리면 안 된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에 따르면 올 3분기 전세계 스마트폰 영업익은 120억달러(약 13조9920억원)로 집계됐다. 애플은 전체 영업익의 66%인 80억달러(9조3280억원)를 벌어들였다. 3분의 2를 가져간 셈이다. 이 같은 영업익도 작년에 비하면 크게 준 것이다. 매출만 놓고 보면 점유율이 32%에 불과한 애플이 영업익은 2배가량 점유율을 확보한다고 할 수 있다. 애플 주가가 높은 이유이기도 하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영업익은 판매 대수나 매출과는 큰 차이가 있다. 출하량 기준으로 삼성전자(2억9460만대)는 지난해 3억대에 가까운 물량을 쏟아냈고, 화웨이(2억70만대)도 2억대가 넘는 스마트폰을 생산했다. 그러나 매출과 영업익은 프리미엄 전략을 쓰는 애플이 독식하다시피 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해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영업익 78%를 독점했다. 삼성전자(14%) 화웨이(4%) 오포(1.9%) 비보(1.5%) 순으로 뒤를 이었다.
애플의 이 같은 영업익 독식은 고가전략과 무관치 않다. 스마트폰 도매 평균가가 삼성전자는 28만5000원(251달러), 화웨이는 25만7000원(226달러)인 데 비해 애플 아이폰은 89만3000원(786달러)에 달한다. 애플은 할인 행사를 거의 하지 않는다. 고가전략을 구사해도 충성도 높은 고객이 찾고 있어서다. 삼성도 애플의 전략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삼성은 이미지를 개선해야 한다. 말로만 글로벌 기업을 외치고 있다. 국내서 하는 짓을 보면 수준 이하다. 삼성 제품 불매 운동을 벌여도 할 말이 없게 됐다. 그런 일이 벌어질 지도 모른다. 삼성은 지금까지 국민 위에 군림해 왔다. 고객 제일주의는 말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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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오풍연/poongyeon@naver.com
약력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 등 12권의 에세이집 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