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침체·해외 저가철강재 공세·공급과잉에 '수익성 악화'
[서울이코노미뉴스 윤석현 기자] 포스코가 45년 넘게 가동해온 포항제철소 1선재공장을 19일 전격 폐쇄했다.
지난 7월 포항제철소 1제강공장 폐쇄에 이어 3개월 만에 주요 철강 생산시설 문을 닫은 것이다.
글로벌 철강 공급과잉과 해외 저가 철강재 공세 등으로 악화하는 수익성을 개선하고 효율화를 이루기 위한 결정이라고 회사측은 밝혔다.
포스코는 보도자료를 통해 포항제철소 1선재공장이 45년9개월간의 가동을 마치고 셧다운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포항제철소 1선재공장은 1979년 2월28일 가동을 시작해 두차례 유지·보수 등 생산능력 향상을 위한 합리화 작업을 거쳐 45년9개월간 누적 2800만t의 선재 제품을 생산해냈다.
선재(wire rod)는 철강 반제품을 압연해 선 형태로 뽑아낸 제품이다. 강선, 와이어로프, 용접봉 등을 만들기 위한 중간소재로 사용된다.
1선재공장에서 생산한 선재 제품은 못·나사 등의 재료, 타이어코드, 비드와이어 등 자동차 고강도 타이어 보강재로 활용됐다.
포스코는 최근 글로벌 철강시장에서 공급과잉 현상이 지속되고 중국 등 해외 저가철강재의 공세, 설비 노후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1선재공장 폐쇄를 결정했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실제로 지난해 글로벌 선재시장의 생산능력은 2억t에 육박했으나, 수요는 그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9000만t에 불과해 세계적 공급과잉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아울러 철강 업황부진 속에 해외 저가 선재제품이 국내로 다량 유입되면서, 포스코를 비롯한 국내 철강업계는 수익성 악화로 고전하고 있다.
특히 중국의 선재공장은 약 1억4000만t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나, 내수 건설경기 부진에 따른 수요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주변국으로 저가 밀어내기 수출전략을 써 가격하락을 주도하고 있다.
이런 시장환경 속에서 포스코는 노후화된 설비의 경쟁력 및 수요감소 영향을 감안해, 품질과 관계없는 저가재 시장에 대한 공급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1선재공장 폐쇄를 결정했다.
포항제철소는 4개의 선재공장을 갖추고 있다. 각 공장의 생산능력은 1선재 75만t, 2선재 54만7000t, 3선재 85만t, 4선재 70만t 등이다.
1선재공장 폐쇄로 포항제철소 선재 생산능력은 기존 284만7000t에서 209만7000t으로 줄어들게 된다.
포스코는 1선재공장에서 생산하던 고강도 타이어코드, 선박 또는 자동차용 용접봉 등 강재를 포항 2∼4선재공장에서 생산할 계획이다.
아울러 1선재공장에 소속된 직원 전원은 이달 말까지 공장 정리후 재배치할 계획이다.
포스코는 내수 저가재 시장은 이미 해외 저가 수입재 중심 시장으로 재편돼 생산설비 조정으로 인한 시장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앞으로 저가재 가격중심의 경쟁시장 비중을 축소하고 자동차용 고강도 볼트(CHQ), 스프링강, 베어링강 등 고부가가치 제품중심으로 역량을 집중하고 선재 생산·판매를 재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