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김보름 기자] 정부가 최근 우리 경제에 대해 '완만한 경기 회복세'라고 진단했다. 6개월째 이어졌던 '경기 회복 흐름'에서 ‘완만한’이라는 표현이 추가된 것이다.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1%에 그치고 주요 기관들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연이어 하향 조정하자 회복 정도에 대한 평가를 누그러뜨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15일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10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물가 안정세가 확대되는 가운데, 완만한 경기회복세가 이어지고 있으나 대내외 여건 변화에 따른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평가했다.
종전 경기 진단에 담겼던 ‘수출 중심의 회복’, ‘내수 회복 조짐’이라는 표현도 사라졌다.
김기범 기획재정부 경제분석과장은 “3분기 GDP가 반등했는데 예상보다는 강하지 않았던 상황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생산과 소비 부문 등의 주요지표에서 부진한 흐름이 이어졌다.
9월 광공업 생산은 전월보다 0.2%, 전년동월보다 1.3% 감소했다. 서비스업 생산과 건설업 생산도 각각 전월보다 감소했다.
소매 판매 또한 전월보다 0.4% 감소했고, 건설투자도 0.1% 줄었다.
경기 동행지수는 전월 대비 하락, 선행지수는 보합이었다.
호조세를 보이던 고용에서도 지난달 취업자 수 증가 폭이 넉 달 만에 10만명 밑으로 하락(8만3000명)하는 등 둔화 조짐이 나타났다.
실업률 역시 작년 동월보다 0.2%포인트(p) 증가한 2.3%였다.
지난달 수출은 작년 동월 대비 4.6% 증가한 575억2000만달러였다. 하지만 이는 10월 조업일수가 작년보다 1일 증가한 영향도 있다는 분석이다.
일평균 수출은 26억1000만달러로 작년보다 0.2% 감소했다.
수입은 작년보다 1.7% 증가한 543억5000만달러였다. 수출과 수입 차는 31억7000만달러로 흑자를 기록했지만, 9월(66억6000만달러)보다는 흑자 폭이 축소됐다.
지난달 소비자 심리지수는 101.7로 전월보다 1.7p 상승 상승했다. 소비자 심리지수는 현재 경제 상황에 대한 기대 심리를 보여주는 지표로 100보다 크면 장기평균(2003∼2023년)과 비교해 낙관적이라는 의미다.
물가 안정 흐름은 지속됐다.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3%로 1년 전보다 상승 폭이 둔화했다. 생활물가지수도 1.2% 상승하는 수준에 머물렀다.
정부는 이번 진단에서 대내외 여건 변화에 따른 불확실성을 강조했다.
글로벌 경제는 전반적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지정학적 리스크 및 통상환경 변화 가능성 등 불확실성이 증대됐다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집권하면서 보호무역주의 확산에 따른 세계 경제 충격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금융·통상 산업 등 3대 분야 범정부 대응 체계를 가동하고, 건설투자·소상공인 등 취약부문에 대한 맞춤형 지원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경제 지속 가능성 강화를 위한 역동 경제 로드맵 추진도 병행하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