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주가 어쩌나?” 4년5개월 만에 최저...장중 한때 5만500원까지 떨어져
[서울이코노미뉴스 박미연 기자] 코스피와 코스닥이 강달러·트럼프 정책 불확실성 등의 요인으로 2% 이상 동반하락했다.
코스피가 13일 나흘째 급락세를 지속한 가운데 2410선까지 밀렸다. 코스피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는 장 중 5만500원까지 하락하며 신저가를 경신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당선에 따른 무역분쟁과 금리인하 지연 우려에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한 탓이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65.49포인트(2.64%) 내린 2,417.08에 장을 마쳤다.이는 종가 기준 지난해 11월 13일(2,403.76) 이후 1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지수는 전장보다 14.30포인트(0.58%) 내린 2,468.27로 출발해 하락폭을 키웠다. 코스피 시가총액은 1천970조6천632억원으로 지난 8월 '블랙먼데이' 이후 처음으로 2천조원을 밑돌았다. 코스닥지수는 전장보다 20.87포인트(2.94%) 내린 689.65에 장을 마쳤다.
코스피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는 '트럼프 트레이드' 우려에 전날 대비 4% 넘게 하락하면서 5만600원에 마감했다. 장중 5만5000원까지 하락하며 전날에 이어 다시 한 번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장중 한때 5만500원까지 떨어지며 4만전자를 기록할 것이라는 위기감도 커지고 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오늘도 52주 신저가를 경신, 장중 5만1000원대를 진입했다"면서 "삼성전자 전일 종가 기준 12개월 선행 주가순자산비율(PBR) 0.88배. 외국인 저가매수 장 마감까지 지속될지 확인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부진한 흐름은 삼성전자 만이 아니다. SK하이닉스는 전 영업일 대비 2300원(1.24%) 하락한 18만3500원에 거래되며 19만선에서 후퇴했고, 머스크의 '스페이스X'에 배터리를 공급한다는 소식에 호재를 보였던 LG에너지솔루션은 1만1500원(2.69%) 떨어진 41만5000원을 기록 중이다.
이 밖에 삼성바이오로직스(2.63%), 현대차(2.90%), 기아(1.20%) 등도 빠지며 지수 하락을 견인하고 있다. 셀트리온과 NAVER는 상승세를 보였으나 0%대 강보합에 불과했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710.52)보다 2.00포인트(0.28%) 하락한 708.52에 거래를 시작하면서 700선을 유지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오후 들어 낙폭을 확대했다.
삼성전자의 급락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내년 초 취임하면 반도체 부문에 불확실성이 커질 거란 우려 때문으로 풀이된다.
보호무역주의를 내세운 트럼프 당선인은 반도체 지원법인 칩스법 폐기에 힘을 싣고 있다. 미국에 반도체 공장을 짓는 기업에 주는 보조금 혜택이 폐지되면 삼성전자 공장 건설에도 차질을 빚을 수 있을 거란 우려도 나온다.
증권가에선 삼성전자가 AI 반도체 산업에서의 경쟁력 약화로 대외 불확실성에 가장 민감한 종목으로 보고 있다. 한국 경제의 취약점이 금융시장 충격으로 드러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높은 수출 의존도와 특정 업종 편중이 대표적이다.
조영무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관세 정책에 따른 미국 경제 움직임에 우리나라 환율이나 증시가 많이 연동되는 취약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반도체, 자동차, 화학 등 3대 수출 품목에 대한 전체 수출 의존도도 계속 높아지고 있다"며 "더구나 내수가 수출 둔화를 상쇄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