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5만3천원 신저가에 '개미들 멘붕'
[서울이코노미뉴스 한지훈 기자] 국내 금융 및 외환시장이 미국발 '트럼프 트레이드' 여파로 크게 요동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12일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불리는 1,400원선을 재돌파해 종가 기준으로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당선 이후 한층 뚜렷해진 달러강세가 환율을 끌어올렸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의 주간거래 종가(오후 3시30분 기준)는 전날보다 8.8원 상승한 1,403.5원으로 집계됐다.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4.4원 오른 1,399.1원으로 개장한 직후 1,400원을 넘어섰다. 장중 1,398.7원까지 내리기도 했으나 마감 전 상승 폭을 키웠다.
이날 새벽 2시 종가는 1,401.0원으로 이미 1,400원을 넘어선 상황이었다.
다만,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30분까지 이뤄지는 주간거래 종가 기준으로 1,400원을 넘은 것은 지난 2022년 11월7일(1,401.2원) 이후 이날이 처음이다. 야간 거래는 올해 7월부터 시작됐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날보다 0.16% 오른 105.67을 기록 중이다. 장중 기준으로 지난 7월3일(105.80) 이후 4개월여 만의 최고 수준이다.
달러 강세가 상대적인 원화약세와 환율상승으로 이어지는 흐름이다.
더구나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매도세가 나타나며 시황이 부진한 가운데 미국 증시는 '트럼프 트레이드'를 바탕으로 사상 최고가 경신을 이어가는 상황이다.
간밤 미국 뉴욕 증시에서는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나스닥 지수 등 3대 지수가 나란히 최고가를 새로 썼다.
미국 외환시장과 채권시장은 재향군인의 날로 휴장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트럼프 트레이드가 연일 이어지면서 달러화 강세가 외환시장 전반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당선이후 감세연장과 규제완화 기대로 미국 주식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성과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미국 주식 투자를 위한 환전수요가 꾸준히 나타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이민혁 KB국민은행 연구원은 "미국 하원에서도 공화당 과반확보가 유력해지며 '레드 스윕(공화당의 상하원 장악)' 실현 가능성이 커졌다"며 "이로 인한 트럼프 트레이드가 달러강세, 원화약세의 요인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같은 시각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913.41원에 거래됐다. 전날 오후 3시30분 기준가인 908.75원보다 4.66원 오른 수준이다.
◇코스피 '블랙먼데이' 이후 처음 2,500선 내줘…코스닥도 2.5% 하락
코스피가 2% 가까이 내려 지난 8월 '블랙먼데이' 이후 처음으로 2,500선을 내줬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49.09포인트(1.94%) 내린 2,482.57에 장을 마쳤다.
지수가 종가기준 2,500선을 내준 것은 지난 8월5일(2,441.55) 이후 3개월 만이다. 당시 미국발 경기침체 공포에 코스피가 8.77% 급락한 바 있다.
지수는 전장보다 3.72포인트(0.15%) 내린 2,527.94로 출발해 낙폭을 키웠다.
삼성전자는 3.64% 하락한 5만3000원으로 마감해, 연이틀 신저가를 기록했다.
코스닥지수는 전장보다 18.32포인트(2.51%) 내린 710.52에 장을 마쳤다.
외국인 투자자는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2330억원, 코스닥시장에서 40억원 각각 순매도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