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윤석현 기자] 현대건설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1조원 규모의 초대형 송전선로 건설공사를 수주했다.
현대건설은 12일 공시를 통해 "사우디 리야드-쿠드미 500㎸ 초고압직류(HVDC) 송전선로 건설공사를 수주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사우디 리야드에 위치한 PP14 발전소에서 남부 해안의 쿠드미 지역을 잇는 총 1089㎞의 초고압직류 송전선로를 구축하는 사업 중 쿠드미 지역에 인접한 369㎞ 구간의 1구간 공사를 담당하게 된다.
계약금액은 1조24억원으로, 현대건설의 지난해 매출액 대비 3.38%에 해당하는 규모다. 현대건설은 이로써 사우디 전력망 사업에 진출한 이래 최대 규모 수주액을 확보했다.
초고압직류 송전은 발전소에서 생산된 교류(AC)전력을 고압직류(DC)로 변환해 목적지까지 송전하는 기술이다. 교류 송전에 비해 원거리 송전에 따른 에너지 손실이 적으면서 안정성과 효율성이 뛰어나 차세대 송전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현대건설은 1975년 사우디 건설시장에 처음 진출한 이래 총 35건의 송전선로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완수했다. 현재 수행중인 사업을 포함하면 현대건설이 건설하는 전력망은 총 2만여㎞에 달한다.
최근에는 2021년 마디나-타북-아카바 500㎸ 송전선로 공사를 시작으로 지난해 네옴-얀부 525㎸ 송전선로까지 수주하며 전력망 확충이 시급한 사우디에 HVDC 시대를 주도하고 있다.
이번에 수주한 송전선로는 사우디에서는 최초로 도입되는 HVDC 2회선(Double Bi-pole) 송전선로 구조로, 전력량이 4000㎿에 이른다. 공사는 2027년 1월께 완공 예정이다.
특히 이번 프로젝트는 설계·구매·건설 등 사업 전과정을 일괄수행하는 '턴키'(Turn Key) 방식으로 수주해, 세계적인 기술력과 역량을 입증했다는 의미도 있다고 현대건설은 강조했다.
이번 수주는 지난달 사우디 에너지부가 주관한 '에너지 현지화 포럼'에서 체결된 파트너십의 후속조치라는 점도 주목된다. 현대건설은 당시 행사에서 초고압송전망 분야에서의 앞선 기술력을 입증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차세대 기술력을 인정받으며 역대 최대 규모의 송전공사를 수주했다"며 "신재생에너지 그리드 산업의 핵심으로 주목받고 있는 초고압직류 송전선로 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해 사우디에서 새로운 송전 역사를 쓰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