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친 가격 경쟁은 주주가치 훼손 가능성 높아”
[서울이코노미뉴스 김보름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8일 과열양상을 보이고 있는 고려아연 공개매수에 대한 엄정한 관리·감독과 더불어 불공정거래 여부에 대해 즉각적으로 조사에 착수하라고 지시했다.
이 원장은 이날 임원회의에서 "상대측 공개매수 방해 목적의 불공정거래 행위가 확인될 경우 누구든 법과 원칙에 따라 엄중히 조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불공정 사례로는 ‘공시 이전에 공개매수가보다 고가로 자사주를 취득할 계획' 이라든지 '자사주 취득 가능 규모가 과장됐다’는 등 풍문 유포행위와 주가 형성에 부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행위를 꼽았다.
이 원장은 "장기적인 기업가치를 도외시한 지나친 공개매수 가격 경쟁은 종국적으로 주주가치 훼손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공개매수 과정뿐 아니라 이후 발생하는 이슈에 대해서도 자본시장법 등 관련 법규 위반 여부를 철저히 살펴보라"고 주문했다.
이어 "이번 공개매수와 관련해 투자자 피해 우려가 높다"면서 금융소비자 보호조치를 지시하는 등 적극 대응할 것을 지시했다.
고려아연의 경영권을 높고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과 영풍‧MBK파트너스 연합군은 치열한 지분 추가 확보 경쟁을 펼치고 있다.
양측이 제시한 공개매수 가격은 한 쪽이 올리면 다시 올리는 양상 속에 주당 83만원까지 올라가 균형을 이룬 상태다.
경영권 분쟁의 핵심 회사로 꼽히는 영풍정밀의 공개매수 가격도 주당 2만원에서 시작해 양측 모두 3만원으로 올린 상태다.
재계 안팎에선 최 회장 측이 늦어도 오는 11일에는 영풍정밀 공개 매수 가격을 3만원 이상으로 높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고려아연 공개 매수 가격도 83만원 이상으로 높일 가능성도 있다.
MBK 측이 오는 14일까지 주당 고려아연 83만원, 영풍정밀 3만원에 공개 매수를 진행하기 때문에 금요일인 11일에는 가격 상향을 발표해야 주주들을 끌어올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사실상 배수진을 친 최 회장 측이 공개매수 가격 추가 인상 가능성이 크지만, 결국 차입금 증가 등 재무 부담이 문제”라고 말했다.
MBK 측도 영풍정밀 확보는 물러날 수 없다는 입장으로 알려져, 추가 공개 매수 가격 인상이 이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