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자사주 매입 우선 검토 중”…배임 여부 쟁점
고려아연, “자사주 매입 우선 검토 중”…배임 여부 쟁점
  • 김보름 기자
  • 승인 2024.09.30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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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 의존 최소화, 사내 자금 활용 장점”…
법원, MBK·영풍 제기 가처분 결론 분수령…
“시세보다 비싼 자사주 매입은 배임 소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왼쪽)과 장형진 영풍 고문./각사 제공

[서울이코노미뉴스 김보름 기자] MBK파트너스와 영풍의 고려아연 공개매수 종료가 10월 4일로 임박한 가운데 고려아연의  최윤범 회장 측은 ‘대항 공개매수’와 함께 자사주 매입 카드를 본격 검토하고 있다. 

우선은 자사주 매입에 보다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모 펀드 등 외부자금에 대한 의존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재계에서는 고려아연이 대항 공개매수에 나서려면 최소 6% 이상의 지분을 더 확보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자사주 매입에 들어가면 MBK가 제시한 공개 매수 가격 주당 75만원 보다는 좀 더 비싸게 사야 하기 때문에 1조1300억원 이상이 필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MBK는 지난 26일 공개 매수 가격을 1주당 66만원에서 75만원으로 13.6% 올렸다.

다만 자사주 매입이 배임 논란에 휩싸일 가능성은 부담이다. 경영권 방어라 하더라도 지분을 시세보다 높은 가격에 사들이면 회사에 손해를 끼치는 행위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MBK와 영풍 측은 이와 관련해 법원에 자기주식 취득금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이번 주로 예상되는 재판부의 판단이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최윤범 회장은 대항 공개매수를 위해 미국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등 해외 사모펀드들을 비롯, 한화그룹 등 국내외 기업과 금융사를 상대로 막바지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실제 공개매수 진행을 위해 필요한 자금 예치와 금융감독원의 확인서 발급, 공시 기한 등을 고려하면 물리적으로 시간이 촉박한 상황이다. 

MBK의 공개매수 종료일인 다음 달 4일 이전에 고려아연이 대항 공개매수를 시작하려면 늦어도 10월 2일까지는 자금 예치와 공개매수 신고서 제출을 완료해야 하기 때문이다. 

고려아연은 법원이 공개매수 종료 전 자사주 매입이 가능하다는 결정을 내리면 이사회를 거쳐 공시를 내고 자사주 매입을 시작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사주 매입은 대항 공개매수보다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여기에 고려아연이 현재 보유한 현금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사모펀드의 도움을 받는 것보다 최 회장 일가의 경영권 안정 차원에서도 도움이 된다. 

매입한 자사주는 소각해 주주 환원 정책으로 쓰거나 우호 기업과 지분 교환을 통해 협업을 강화하는 용도로 쓸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고려아연이 지난 25일 4000억원 규모 기업어음(CP)을 발행한 것도 자사주 매입을 염두에 둔 움직임으로 여겨지고 있다. 

고려아연(왼쪽)과 영풍 CI.

법원은 이번 주 가처분 결론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MBK파트너스·영풍 측은 공개매수를 시작하면서 고려아연과 그 계열사가 자사주를 사는 것을 막아달라는 가처분을 제출했다. 자본시장법상 공개매수 기간에 공개매수자와 매수자의 특별관계자는 공개매수가 아닌 방법으로 지분을 늘릴 수 없다. 

MBK는 고려아연이 영풍의 계열 회사인 만큼 법으로 정한 특별 관계자라 주장하고 있다, 고려아연은 “적대적 M&A(인수합병)를 시도한 이상 특별 관계자로 볼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MBK·영풍 측은 만약 법원이 고려아연 측 손을 들어줘서 고려아연이 자사주 매입에 나설 경우, 이사회나 경영진의 배임 소지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미 주식 공개 매수 기간이라 시세가 비정상적으로 높은데, 그보다 더 비싸게 자사주를 사들이면 회사에 손해를 끼치는 행위가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고려아연 측은 “자사주 매입으로 이익을 보는 것은 주주이므로 회사에 손해를 끼치지 않는 주주 환원의 일환”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약탈적 M&A로부터 경영권을 방어하는 것이 곧 회사의 이익이라고 생각한다. (자사주 매입 결정 등에 대해) 이사회는 회사를 위한 일을 할 것”이라면서 “법원 가처분 결과에 따라서 적절한 카드를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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