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쩐의 전쟁’ 전방위로 확산…“손정의까지?”
고려아연 ‘쩐의 전쟁’ 전방위로 확산…“손정의까지?”
  • 김보름 기자
  • 승인 2024.09.20 14:17
  • 댓글 0
  • 트위터
  • 페이스북
  • 카카오스토리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윤범 회장 추석연휴에 소프트뱅크 접촉…
현대차‧한화‧LG 백기사 가능성도 주목거리…
MBK·영풍의 공개매수 성공 여부가 관건
장형진 영풍그룹 고문(왼쪽)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연합뉴스

[서울이코노미뉴스 김보름 기자] 비철금속 분야 세계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인 고려아연 경영권을 둘러싼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영풍 연합군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간 분쟁이 총력전 양상으로 격화되고 있다. 

경영권 향배는 MBK파트너스·영풍 측이 추진 중인 공개매수의 성공 여부에 따라 결정된다. 양사는 지난 13일 고려아연 지분 6.98%~14.61% 확보를 목표로 1주당 66만원에 공개매수에 돌입했다. 공개매수는 내달 4일까지 진행된다.

최윤범 회장의 고려아연 측은 이번 공개매수에 대해 약탈적 인수·합병(M&A)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영풍의 장형진 고문 등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하고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최 회장은 막강한 자본력의 MBK·영풍에 맞서기 위해 실탄과 우군 확보에 동분서주 하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MBK‧영풍이 공개매수를 선언한 직후인 추석 연휴기간 일본을 비롯한 복수의 아시아권 국가로 출장을 다녀왔다. 

이 과정에서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일본 소프트뱅크와도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의 인연은 2년 전 고려아연이 소프트뱅크가 점찍은 스위스 에너지 저장시스템 기업 에너지볼트에 약 600억원을 투자한 것이 계기가 됐다. 

막대한 자금력을 갖춘 소프트뱅크를 우군으로 끌어들이면 MBK·영풍 연합에 대응할 실탄도 자연스레 확보된다.

연합뉴스

최 회장은 전날 사내 공개 서한을 통해 "지난 며칠간 밤낮으로 많은 고마운 분의 도움과 격려를 받아 계획을 짜낸 저는 이 싸움에서 우리가 이걸 것으로 확신한다"면서 "온힘을 다해 MBK의 공개매수를 저지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어 "MBK라는 거대 자본과의 싸움은 절대 쉽지 않을 것이고 저들의 탐욕도 결코 쉽게 멈춰지지 않을 것"이라면서 "골리앗의 정수리를 향해 우리의 모든 것을 담아 돌을 던져 쓰러뜨리고 승리하자"고 호소했다.

최 회장측은 이와 함께 복수의 주요 증권사와 주식담보대출 논의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최 회장 측(우호지분 포함)과 MBK·영풍의 고려아연 지분율은 각각 33% 선에서 박빙이다. MBK·영풍의 지분율이 과반이 넘는 상황을 막으려면 최 회장측은 최소 6.05% 지분을 확보해야 한다. 적어도 7000억원의 자금이 필요한 상황이다.

지역 정치권과 노조도 최 회장 측의 '우군'이다. 고려아연 사업장이 있는 울산에서는 '고려아연 주식 사기 운동'이 진행되고 있다. 전날 고려아연 주식 1주를 매입한 김두겸 시장은 "울산에서 50년간 사업을 이어온 향토기업을 시민의 힘으로 지켜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려아연 노조는 전날 성명을 통해 "50년 역사의 고려아연이 기업사냥꾼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에 회사를 빼앗기는 엄청난 위협 앞에 직면했다"면서 "우리의 안정적인 일자리와 가족의 생계를 위협하는 약탈적 공개매수를 결코 용납할 수 없다"라고 밝혔다.

최 회장측 백기사로 분류된 현대차, 한화, LG 등의 움직임도 주목거리다. 이들은 고려아연 지분 17% 이상을 갖고 있다. 양측 경영권 싸움의 향배를 결정할 핵심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최윤범 회장은 배터리 소재, 재생에너지 등 미래 사업 확장을 위해 이들 대기업과 손을 잡고 지분을 유치했다. 세 기업이 우호지분 확대에 나서면 경영권 싸움의 승기는 최씨 일가 쪽으로 기울 가능성이 높아진다. 

최 회장 측은 이들과 공동 전선을 펼치기 위한 물밑 접촉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MBK·영풍측도 이들 대기업들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 

김광일 MBK 부회장은 전날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들(현대차, 한화, LG등)은 고려아연의 경쟁력을 보고 협업하는 전략적 파트너"라면서 "최윤범 회장의 우호지분이 아닌, 고려아연의 우호세력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1974년 설립된 고려아연은 아연, 연, 동 등 기초금속과 금, 은 등 귀금속뿐 아니라 인듐, 비스무트, 안티모니 등 희소금속 종합제련기업으로 성장해왔다.

2022년 기준 자동차·전자 부품 등에 들어가는 아연 생산량은 64만67t, 자동차 및 산업용 배터리 등에 활용되는 연 생산량은 41만4432t으로 집계됐다. 동 생산량은 2만6419t이다.

여기에 신재생에너지 및 수소, 자원순환, 이차전지 소재를 '트로이카 드라이브'로 내세워 글로벌 탈 탄소 흐름에 발맞추고 있다.

글로벌 1위 비철금속 제련 기업인 고려아연이 전자, 반도체, 자동차, 이차전지 등 국내 첨단산업에 기초 소재를 공급하는 공급망 핵심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주)서울이코미디어
  • 등록번호 : 서울 아 03055
  • 등록일자 : 2014-03-21
  • 제호 : 서울이코노미뉴스
  • 부회장 : 김명서
  • 대표·편집국장 : 박선화
  • 발행인·편집인 : 박미연
  • 주소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58, 1107호(여의도동, 삼도빌딩)
  • 발행일자 : 2014-04-16
  • 대표전화 : 02-3775-4176
  • 팩스 : 02-3775-4177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미연
  • 서울이코노미뉴스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서울이코노미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seouleconews@naver.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