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계식 칼럼] 2023년 마지막 날 미국 전기자동차회사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는 무슨 생각으로 그랬는지 자신이 소유한 소셜 미디어 X(옛 트위터)에 “낮과 밤의 차이”라는 평가와 함께 하늘에서 내려다본 ‘한반도의 밤’이라는 제목의 위성 사진을 공유했다. 우리나라에서도 TV 뉴스로 방영됐고, 새해 초 일간지들에도 두루 게재됐으니 많은 사람이 봤을 것이다.
사진은 한밤중에도 불빛으로 휘황찬란한 대한민국과 깊은 어둠에 잠긴 북한이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광경을 보여 주고 있다. 한반도의 휴전선 이북은 평양 근처만 희미한 빛이 보일 뿐 온통 깜깜절벽이다. ‘혁신의 대명사’로 통하는 머스크는 이 사진에 “미친 발상: 한 나라를 자본주의와 공산주의의 반반으로 나누고 70년 후에 어떻게 됐는지 확인해 봅시다”란 설명도 첨부했다.
이런 사례가 처음은 아니다. 비슷한 이미지가 몇 년 전부터 직접 또는 간접으로 전 세계에 나돌고 있다. 머스크는 북한을 공산주의 국가라고 했으나, 북한은 공산주의도 아니고 사회주의도 아니며 인권 말살의 세습 왕조적 독재·전제 국가다.
필자는 자유민주주의 신봉자다. 그동안 강연이나 칼럼 등을 통해 누누이 강조해 왔지만,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필자의 생각을 다시 한번 간략히 정리해 보고자 한다. 우선 자유란 무엇이며, 자유가 왜 중요한지부터 생각해 보자. 흔히 자유라고 하면 ‘법률의 범위 안에서 남에게 구속받거나 무엇에 얽매이지 않고 자기의 마음대로 행동하는 것, 즉 외부의 간섭이 없는 상태에서 누리는 자유’, 다시 말해 법적인 자유를 생각한다. 하지만 이것은 ‘소극적 자유’에 지나지 않는다.
더 중요한 의미의 자유가 있다. 인간은 세상에 태어날 때 하늘로부터 받아든 인권을 보장받고 자신의 역할에 맞는 올바른 선택과 실천을 통한 자아실현으로 스스로 행복한 생활을 찾아갈 수 있는 길을 보장받기 원하며, 이러한 길을 보장해 주는 것이 진정한 자유다. 바로 이것이 각자의 역할에 맞는 올바른 선택과 실천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일을 의도적으로 추진해 나갈 수 있는 ‘적극적 자유’인 것이다.
따라서 자유는 인간에게 창의를 불러오고 인간의 삶에 역동적이고도 풍요로움을 가져오게 하는 인간 생활 최고의 가치라고 할 수 있다. 사람들이 “자유가 왜 필요한가?”라고 물을 때마다 필자는 항상 “인간이 인간답게 살기 위한 최고의 핵심 가치이기 때문”이라고 간단히 대답한다. 머스크의 사진이 이를 웅변으로 입증하고 있다. 그리고 “핵심 가치가 무엇이냐?”고 재차 물으면 자아실현에 대한 설명으로 답을 대신한다.
세상의 모든 제도는 완벽한 것이 없다. 정치 제도로서의 민주주의도 완벽하지 않으며 오히려 결함이 많은 제도다. 특히 민주주의는 극단주의자나 선동가가 대중의 인기를 얻을 때, 또는 민주주의 체제를 떠받치는 근본 기둥인 선거에 부정이 개입될 때 위기가 찾아온다. 그러므로 민주주의는 결국 국민이 현명해야 유지되는 제도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결함에도 불구하고 민주주의는 역사상 인류가 경험해 본 모든 정치 제도 중에서 최선의 정치 관행임은 틀림없다고 생각한다. 역사의 발전 방향도 자유·개방·민주주의를 향해 진행되고 있다. 특히 20세기 중반 이후 세계 질서는 미국 중심의 자유 진영이 주도해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왜냐하면 이것이 역사의 발전 방향이기 때문이다. 독재·전제 국가에서 정권을 바꾸려면 피 흘리는 혁명적 투쟁이 전제돼야 하나 민주국가에서는 선거를 통해 평화적으로 정권 교체를 이룰 수 있다. 이것이 무엇보다 두드러진 민주주의의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자유민주주의와 자유시장경제 체제에서 인권을 옹호받고 각자가 타고난 자질에 따라 창의력을 발휘해 스스로의 행복을 추구해 가면서 자신과 사회와 국가의 발전을 이끌어 가고 있다. 그래서 필자는 자유민주주의를 신봉한다. 나 자신 인간답게 살기 위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