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풍연 칼럼]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한지 두 달이 되어 간다. 그러나 지금 용산 대통령실의 분위기는 흐림이다. 무엇보다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너무 낮다. 부정평가가 긍정평가보다 훨씬 높다. 이는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윤 대통령은 신경쓰지 않는다고 했지만, 그럴 리가 없다. 지지율에 목을 매지 않는 정치인은 없다. 지지율은 인기, 당선과 함수 관계가 있는 까닭이다.
지지율이 낮은 데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을 게다. 윤 대통령에게도 그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없다. 도어스테핑도 그 중의 하나다.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일문일답을 한다. 여태껏 이런 대통령은 없었다. 처음에는 아주 신선하게 다가왔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무용론이 더 높아지고 있다. 윤 대통령이 실언을 자주 해 그렇다.
대통령의 말은 주워 담을 수가 없다. 한 번 뱉으면 끝이다. 따라서 정제된 언어를 사용할 필요가 있다. 한마디 실언하거나 잘못하면 큰 파장을 일으킨다. 그냥 받아쓰면 문장이 된다고 할 정도로 말을 잘 하는 김대중 전 대통령도 언론과 만날 때는 꼭 메모를 보고 말을 했다. 행여 있을지도 모를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서였다. 때문인지 DJ는 말실수를 한 번도 하지 않았다.
반면 윤 대통령은 크고 작은 실수를 여러 번 했다. 하나 하나 꼽기 어려울 정도이다. DJ는 국민을 이기는 정치는 없다고 했다. 또 백성의 판단은 매번 옳다고 했다. 최근 윤 대통령이 부정적인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신경쓰지 않는다고 한 것은 대단히 잘못된 처사다. 민심을 무시하겠다는 것과 다름 없다. 그럼 오만하게 비쳐진다. 대통령이 독선으로 흐르면 안 된다. 내로남불도 경계해야 한다. 이전 문재인 정권이 그랬다고 똑 같이 하면 정권교체의 의미가 없다. 반면교사 삼기를 바란다.
윤 대통령도 경청(傾聽)의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지도자는 말을 잘 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남의 얘기를 잘 듣는 게 더 중요하다. 그러려면 지금보다 말수를 줄여야 한다. 말이 많다보면 실수를 하기 쉽다. 말수를 줄이되 의미 있는 메시지를 던져야 한다. 대통령실에 대통령만 보이고 비서실장이나 각 수석들이 보이지 않는다고 꼬집는다.
윤 대통령이 정치를 안다고 하지만 실제로 데뷔한 지 1년밖에 안 된다. 정치 천재가 아닌 이상 잘 알 리가 없다. 참모들이 부족한 부분을 채워 주어야 한다. 현재는 대통령이 전면에 서서 매를 맞고 있는 형국이다. 도어스테핑부터 중단하기 바란다. 날을 잡아서 주 1회든지, 한 달에 한 두 번 기자간담회를 하면 좋겠다. 그게 더 실용적이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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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약력>
전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전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전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 등 12권의 에세이집평화가 찾아 온다. 이 세상에 아내보다 더 귀한 존재는 없다. 아내를 사랑합시다. 'F학점의 그들'. 윤석열의 운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