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풍연 칼럼] US 오픈이 20일(한국시간) 아침 끝났다. 나도 나흘 동안 보았다. 한마디로 차원이 달랐다. 최고의 난코스로 여겨졌다. 페어웨이는 좁고, 러프는 깊고, 벙커는 어른 키를 훌쩍 넘겼다. 그린도 매우 어려웠다. 이런 코스에서 언더파를 기록한다는 게 쉬울 것 같지 않았다. 이 대회서 첫 우승을 한 매슈 피츠패트릭(28·잉글랜드)이 6언더. 언더파를 기록한 선수가 10명도 되지 않았다. 그만큼 쉽지 않았다는 얘기다.
우리 골프장과는 비교가 되지 않았다. 일부러 그렇게 만들었는지도 모르겠다. 내가 만약 그곳서 라운딩을 하면 150개는 넘을 듯 했다. 샷 미스를 할 경우 더블보기가 예사였다. 무엇보다 정교한 샷을 요구했다. 마지막 날 경기서는 선두권이 엎치락뒤치락 했다. 순위가 수시로 바뀌었다. 러프에 빠졌다 하면 한 두 타를 잃는게 다반사였다.
피츠패트릭은 이날 미국 매사추세츠주 브루클린의 더 컨트리클럽(파70·7207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3개로 2언더파 68타를 쳤다. 최종 합계 6언더파 274타를 기록한 피츠패트릭은 공동 2위인 스코티 셰플러, 윌 잴러토리스(이상 미국)를 1타 차로 따돌리고 메이저 대회에서 첫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이 대회 우승 상금은 315만 달러(약 40억7000만원)다.
4언더로 3라운드까지 잴러토리스와 공동 선두였던 피츠패트릭은 이날도 마지막 순간까지 잴러토리스와 치열한 우승 경쟁을 벌였다. 전반 9개 홀까지는 피츠패트릭이 1타 앞섰지만 피츠패트릭이 10, 11번 홀 연달아 보기를 적어내고 잴러토리스는 11번 홀(파3) 버디를 잡으면서 오히려 잴러토리스가 2타 차로 달아났다. 그러나 후반 들어 티샷이 흔들린 잴러토리스가 12번 홀(파4)에서 1타를 잃자 피츠패트릭이 13번 홀(파4)에서 15m 정도 먼 거리 버디 퍼트를 넣으며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15번 홀(파4)에서는 둘의 희비가 엇갈렸다. 잴러토리스는 이 홀에서도 티샷이 러프로 향했고, 두 번째 샷은 벙커로 들어가는 등 고전 끝에 1타를 잃었고, 피츠패트릭은 5.5m 만만치 않은 거리에서 또 1타를 줄여 순식간에 2타 차 단독 1위가 됐다. 이후 셰플러와 잴러토리스가 1타씩 줄이며 1타 차로 따라붙었지만 끝내 연장전은 성사되지 않았다. 피츠패트릭은 마침내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사우디아라비아 자본이 후원하는 LIV 골프 인비테이셔널 시리즈로 넘어간 선수 중에서는 더스틴 존슨(미국)이 4오버파 284타, 공동 24위 성적을 낸 게 최고였다. 역시 미PGA의 우위를 입증했다고 할까. 타이거 우즈 등 예전 유명했던 선수들은 보이지 않았다. 골프도 세대교체가 이뤄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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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약력>
전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전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전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 등 12권의 에세이집평화가 찾아 온다. 이 세상에 아내보다 더 귀한 존재는 없다. 아내를 사랑합시다. 'F학점의 그들'. 윤석열의 운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