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풍연 칼럼] 인간은 질병을 대부분 정복했다. 어떤 병이든지 조기에 발견하면 치료가 가능하고, 완치될 수도 있다. 이제는 암도 그다지 두려워하지 않는다. 웬만하면 고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류가 정복하지 못한 분야가 있다. 뇌 관련 질병이다. 치매가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다. 병명은 있는데 치료약은 없다. 인류에게 치매는 정복할 수 없는 걸까.
치매환자가 있으면 가족들도 삶의 질이 확 떨어진다. 치매가 심해지면 혼자 놔둘 수도 없다. 누군가는 옆에서 돌봐야 한다. 그것도 하루 이틀이지. 긴병에 효자 없다고 한다. 사실 치매환자는 모른다. 가족들이 훨씬 힘들다. 그래서 치매환자 가족들에게는 치매약이 개발되기 만을 바랄 뿐이다. 그들에게 기쁜 소식이 있어 글을 쓴다.
신약개발 바이오 기업인 메디포럼이 치매치료제 임상환자 1호 등록을 했다고 한다. 17일 메디포럼에 따르면 천연물 기반 치매 치료 후보물질 PM012의 임상시험 대상자 1호 등록을 완료했다. 기존 치매 치료제인 도네페질과 비교 임상을 통한 임상 2b상 단계다. 치매환자를 모집해 기존 도네페질과 메디포럼의 PM012를 각각 투여한 뒤 상태를 비교하는 것이다.
여기서 메디포럼의 PM012를 먹은 환자가 도네페질을 투여받은 환자보다 상태가 나으면 신약의 효과는 인정받는다고 할 수 있다. 그럼 임상 3상으로 이어지고, 미국 FDA 임상시험도 신청할 계획이라고 메디포럼 측은 밝혔다. 메디포럼은 임상시험에서 좋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보다 앞서 실시한 간이시험 등에서 유의미한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이번 임상시험은 모두 456명의 알츠하이머성 치매 환자 대상으로 진행되며, 대조군과 치료군 3군으로 국내 27개 주요 기관에서 차례로 환자 등록이 진행될 예정이다. 다기관, 무작위 배정, 이중맹검, 활성 대조 방식으로 PM012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확인하게 된다. PM012는 임상2a상에서 중대한 이상 반응이나 부작용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며 안전성을 이미 확인했다.
치매환자는 점점 늘어나고 있는 형국이다. 노인들에게서 많이 발견되지만, 중년층에서도 발견된다고 한다. 요즘은 60대 치매 환자도 적지 않다. 중앙치매센터에 따르면 2018년 기준 대한민국 65세 이상 치매환자 수는 무려 75만 명에 달한다. 80세 이상에서는 네 명 중 한 명이 치매 환자이며, 64세 이하 치매환자도 10년 사이에 4배가 증가해서 6만명을 넘어서고 있다. 전세계적으로도 매년 460만 명씩 발병하고 있다. 완치가 없는 병이어서 치료제 개발이 더욱 필요한 상황이다.
메디포럼이 치매치료의 한 획을 그었으면 한다. 지금까지 세계적 제약사들이 치매치료약 개발에 뛰어들었지만 모두 실패했다. 그만큼 어려운 분야라고도 할 수 있다. 국내 제약사 가운데 천연물 기반 분야서 치매치료 임상허가를 받은 곳은 메디포럼이 유일하다. 임상환자 1호 등록을 마친 것도 나름 의미가 있다. 메디포럼이 치매치료 분야에서 일을 내기 바란다.
#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필자소개
약력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 등 12권의 에세이집
평화가 찾아 온다. 이 세상에 아내보다 더 귀한 존재는 없다. 아내를 사랑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