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금융권 연체율도 급상승세…돌려막기 어려운 '한계가계' 수두룩
은행은 물론이고 제2금융권에서도 지속적인 금리상승으로 연체율이 끊임없이 상승, 금융취약계층의 대출부실화가 급속히 진전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5월말 기준 국내은행 원화대출 연체율이 0.62%로, 4월 말(0.59%)보다 0.03%포인트,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0.04%포인트 상승했다고 3일 발표했다. 이는 지난 2016년 11월 연체율 0.64% 기록이후 1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연체율이 상승한 것은 정리된 연체보다 신규연체가 훨씬 빠른 속도로 늘어나면서 연체채권이 그만큼 늘어났음을 말한다. 국내은행의 신규연체 발생액만 1조4천억원으로 연체채권 정리규모(8천억원)보다 많아, 연체채권 잔액(9조6천억원)이 6천억 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보다는 기업대출에서 연체율이 더욱 빠른 속도로 높아지고 있다. 기업대출 연체율은 0.91%로, 전월 말(0.86%)과 비교하면 0.05%포인트 올랐다. 대기업 대출 연체율은 1.81%,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은 0.69%로 전월 말보다 각각 0.05%포인트씩 상승했다. 대기업 연체율이 대폭 높다닌 것은 성동조선해양의 법정관리로 지난 4월 대기업 연체율이 0.45%에서 1.76%로 급등한 여파로 보인다.
가계대출 연체율(0.28%)은 전월 말(0.27%) 대비 0.01%포인트 소폭 상승하는데 그쳤으나 신용대출의 연체율은 가파르다.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0.19%로 지난 4월 말(0.19%)과 비슷한 수준이었으나 신용대출 등 주택담보대출을 제외한 가계대출 연체율(0.50%)은 0.04%포인트 올랐다.
은행 뿐만 아니라 저축은행을 비롯한 제2금융권의 신용대출 연체율도 급격히 상승하고 있다. 저축은행의 1분기 말 기준 신용대출 연체율(한 달 이상 원리금을 갚지 않은 비율)은 지난해 말보다 0.6%포인트 오른 6.7%를 기록했다. 보험사신용대출 연체율도 1분기 말 기준 1.9%로 은행 연체율의 3배 수준이다.
금융회사들의 연체율이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미국의 잇따른 금리인상에 따른 시장실세금리상승의 영향으로 금융사들이 지난해부터 대출금리를 지속적으로 인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이 대출금리를 인상하면 저소득 금융취약계층은 이자부담이 무거워져 원리금을 제때 못내 연체율이 높아지게 되는 것이다.
특히 가계부문의 신용대출 차주의 대부분이 금융취약계층이고 보면 연체율상승세는 좀처럼 꺾이지 않을 전망이다. 게다가 미국이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두 차례정도 더 올릴 것을 예고하고 있어 금융사들의 연체율은 더 상승할 전망이다.
금융전문가들은 금융취약계층이 무거운 원리금상환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파산을 선고하는 차주들이 속출하게 가계부채 폭탄이 터질 수 있는 위험은 한층 높아질 것으로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