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제외 생산 정체…고용 여건 점차 조정”
[서울이코노미뉴스 김보름 기자] 국책연구원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최근 우리 경제에 대해 내수 부진이 경기 개선을 제약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KDI의 내수 둔화·부진 진단은 작년 12월부터 9개월째 계속되고 있다.
KDI는 7일 발표한 '경제동향' 8월호에서 “반도체 경기가 생산과 수출 증가세를 견인하고 있지만, 반도체를 뺀 부문의 생산이 다소 정체된 가운데 소매판매액과 투자가 감소하는 등 내수는 부진한 모습”이라고 밝혔다.
KDI는 이어 “서비스업 생산이 낮은 증가세에 머무르고 건설투자는 감소세를 지속하는 등 내수 회복세는 가시화되지 못했다”면서 “서비스업 생산이 도소매업, 숙박 및 음식점업을 중심으로 낮은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통계청이 발표한 6월 소매판매는 1년 전보다 3.6% 감소했다. 승용차(-21.4%)가 기저효과로 대폭 줄어든 가운데 의복(-4.6%)과 음식료품(-2.8%) 등을 중심으로 감소세를 이어갔다.
서비스 소비는 숙박·음식점업을 중심으로 둔화 흐름을 나타냈다.
서비스업 생산은 도소매업(-3.7%), 숙박·음식점업(-1.2%) 등의 부진으로 1년 전보다 0.5% 늘어나는데 그쳤다.
건설투자는 건축 부문을 중심으로 감소 폭이 확대되는 등 부진한 흐름이 지속됐다.
6월 건설기성은 건축 부문(-9.7%)을 중심으로 4.6% 줄어 감소 폭이 전월(-3.0%)보다 확대됐다.
설비투자는 부진이 지속되고 있으나 반도체 부문에서 일부 긍정적 신호가 나타났다.
KDI는 "소매판매 감소세와 대출 연체율 상승세가 지속된 가운데 건설수주의 누적된 부진이 건설투자의 위축으로 이어짐에 따라 고용 여건도 점차 조정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6월 취업자 수는 작년보다 9만6000명 증가했다. 취업자 수 증가폭은 전월(8만명)에 이어 두 달 연속 10만명을 밑돌았다.
한편 KDI는 최근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위험 고조,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 등으로 대외 불확실성이 다소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물가와 관련해서는 석유류 가격 상승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소폭 확대됐으나 기조적 물가상승세는 물가안정목표(2.0%)와 유사한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직전 달(2.4%)보다 높은 2.6%로 집계됐다. 넉 달째 2%대 상승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