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김범석 "한국산 매입에 22조 투입·멤버십 혜택강화"
쿠팡 김범석 "한국산 매입에 22조 투입·멤버십 혜택강화"
  • 이보라 기자
  • 승인 2024.05.08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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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테무공세에 영업이익 반토막…7분기만에 순손실
영업이익 531억원으로 61% 감소…상품·물류 투자·파페치 인수 등 영향
김범석 의장

[서울이코노미뉴스 이보라 기자]  올해 1분기 중국계 전자상거래(이커머스)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의 공격적인 공세에 한국 이커머스 시장경쟁이 심화하면서 쿠팡이 적자로 전환됐다.

분기 영업이익 흑자기조는 유지했으나 당기순손익이 적자로 돌아서 2년 연속 흑자달성에 적신호가 켜진 모양새다.

미국 뉴욕증시 상장사인 쿠팡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4000만달러(약 531억원·분기 평균환율 1,328.45원 기준)로 지난해 같은 기간 1억677만달러보다 61% 감소했다고 8일 밝혔다.

분기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은 2022년 3분기의 사상 첫 분기 흑자전환 이후 처음이다.

당기순손익은 지난해 1분기 9085만달러(약 1160억원) 흑자에서 올해 1분기 2400만달러(약 319억원) 적자로 전환했다.

2022년 3분기부터 지난해 4분기까지 이어진 순이익 흑자행진에 제동이 걸린 것이다.

매출은 71억1400만달러(9조4505억원)로 28% 늘었다. 사상 첫 9조원대 분기 매출 기록이다.

사업 부문별로 보면 핵심사업인 프로덕트 커머스(로켓배송·로켓프레시·마켓플레이스·로켓그로스) 매출은 64억9400만달러(약 8조6269억원)로 20% 증가했다.

올해 처음 실적에 반영된 명품플랫폼 파페치와 쿠팡이츠·대만사업 등 성장사업 매출은 6억2000만달러(약 823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억4200만달러·약 1813억원)의 4.5배로 늘었다.  이는 2억8800만달러(약 3825억원)에 달하는 파페치 매출 합산효과다.

다만 손실규모는 커졌다. 성장사업의 조정기준 세금과 이자, 감가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적자는 1억8600만달러(약 2470억원)로 4배가량 확대됐다. 파페치의 EBITDA 손실액은 3100만달러(약 411억원)였다.

쿠팡에서 한번이라도 제품을 구매한 고객수를 뜻하는 '활성고객수'는 2150만명으로 지난해(1860만명)보다 16% 증가했다. 이는 쿠팡이츠만 쓰는 고객을 제외한 프로덕트 커머스 기준이다.

프로덕트 커머스 기준 활성고객 1인당 매출도 315달러(약 41만8460원)로 3% 늘었다.

미국 월가에서는 1분기 쿠팡 실적을 '어닝쇼크'(실적충격)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쿠팡의 1분기 당기순이익을 1300억∼1500억원으로 예상해왔다.

JP모건도 쿠팡이 로켓배송과 로켓그로스 등의 견고한 성장세에 힘입어 1분기에 영업이익 2060억원과 당기순이익 1380억원을 거둘 것으로 전망했다.

이 때문에 뉴욕증시 장 마감후 이뤄진 실적 발표직후 쿠팡 주가는 시간외거래에서 6∼7% 하락하기도 했다.

쿠팡은 1분기 실적에 중국 이커머스에 대응하기 위한 상품·물류 인프라 투자, 파페치 인수 등의 영향이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김범석 쿠팡 의장도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중국발 위기를 거론하며 지속적인 투자를 강조했다.  김 의장은 "새로운 중국 커머스업체의 한국 시장 진출은 업계 진입장벽이 낮다는 점과 소비자들이 클릭 한번으로 다른 어떤 산업보다도 빠르게 다른 쇼핑 옵션으로 갈아탈 수 있다는 점을 상기시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객들은 구매할 때마다 새로운 선택을 하고 더 좋다고 생각하는 곳에 지갑 열기를 주저하지 않는 만큼, 최고의 상품과 가격, 서비스로 매번 그들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장은 이를 위해 수십억달러 규모의 물류투자를 지속해 배송속도를 한층 높이고, 도서·산간지역을 포함한 오지까지 무료배송이 가능하게 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또 한국산 제품 구매·판매액을 지난해 130억달러(약 17조원)에서 올해 160억달러(약 22조원) 이상으로 대폭 늘려, 한국 중소 제조업체가 로켓배송 인프라를 통해 더 향상된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도울 것이라고 했다.

여기에 무료배송·반품, 할인쿠폰 제공 등 와우 멤버십 혜택규모도 지난해 30억달러(약 4조원)에서 올해 40억달러(약 5조5000억원) 이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김 의장은 "5600억달러(약 762조원) 규모의 거대하고 고도로 세분화한 한국의 커머스 시장에서 쿠팡 점유율은 여전히 한자릿수에 불과하다"며 
"상품과 가격, 서비스 전반에 걸쳐 고객에게 새로운 '와우'의 순간을 선사하고자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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