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김보름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유럽 출장 중 바티칸 교황청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을 알현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열흘간의 출장을 마치고 3일 오전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한 이 회장은 그러나 출장 소회와 성과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봄이 왔네요"라고만 했을 뿐 별다른 답변을 하지 않았다.
삼성전자 등에 따르면 이 회장은 지난 달 27일 바티칸 사도궁에서 교황을 만났다.
이번 만남은 한국인 성직자 최초로 2021년 6월 교황청 장관에 발탁된 유흥식 추기경이 가교 구실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 추기경은 2022년 5월 네 번째 한국인 추기경으로 임명됐고, 이 회장은 그해 7월 바티칸을 방문해 유 추기경을 축하했고 그 때부터 싹튼 인연이 교황과의 만남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알현 자리에는 유 추기경뿐만 아니라 남석우 삼성전자 사장, 다비데 코르테 삼성전자 이탈리아 법인의 IT제품 세일즈 헤드가 동석했다.
이 회장은 교황과 준비한 기념품을 교환했고, 교황은 이 회장과 삼성 대표단에 덕담과 축복의 말을 건넨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여름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 옥외 전광판 4대를 설치했다. 일본 파나소닉이 2007년 설치한 옥외 전광판이 낡고 해상도가 떨어져 교황청이 교체를 검토하던 중이었다. 교황청은 도움을 준 삼성전자에 감사를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이번 출장에서 독일과 프랑스, 이탈리아 등을 방문해 유럽 시장을 점검하고 비즈니스 미팅, 주재원 간담회 등의 일정을 소화했다.
특히 지난달 26일에는 독일 오버코헨에 있는 글로벌 광학기업 자이스(ZEISS) 본사를 방문, 칼 람프레히트 최고경영자(CEO) 등 경영진과 만나 반도체 분야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자이스는 반도체 업계의 '슈퍼 을'로 불리는 반도체 노광장비 기업 네덜란드 ASML의 극자외선(EUV) 장비에 탑재되는 광학 시스템을 독점 공급하는 또다른 '슈퍼 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