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젊은층 '궈차오'(애국 소비) 열풍, 유통 화장품 패션업체 대륙 철수
중국 젊은층 '궈차오'(애국 소비) 열풍, 유통 화장품 패션업체 대륙 철수
  • 정세화 기자
  • 승인 2022.08.22 11:09
  • 댓글 0
  • 트위터
  • 페이스북
  • 카카오스토리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드 보복 조치 여파도 원인, 새 생존 전략 모색해야
롯데그룹이 중국내 롯데백화점 매각을 결정했다. 사진은 롯데그룹 소속 건물에 부착된 간판/연합뉴스
롯데그룹이 중국내 롯데백화점 매각을 결정했다. 사진은 롯데그룹 소속 건물에 부착된 간판./연합뉴스

[서울이코노미뉴스 정세화 기자] 사드 보복 조치 여파와 중국 20-30대의 궈차오(國潮, 애국 소비) 열풍 등으로 롯데쇼핑 등 국내 유통 화장품 패션 업체가 상당수의 중국 내수 사업에서 손을 떼고 있다. 롯데는 중국에 하나 남아있던 백화점을 정리 중이고, 아모레퍼시픽 등 화장품·패션 업체도 중국 일부 시장에서 철수하고 있다.

22일 롯데쇼핑에 따르면 지난달 이사회에서 과거 중국에서 백화점 5곳(상하이, 톈진, 웨이하이, 청두, 선양)을 운영하던 롯데에게 현재 남아있는 유일한 매장인 청두의 백화점 지분 매각을 결의했다.

롯데칠성음료와 롯데제과 등 롯데의 다른 식품 계열사도 이미 2019년 중국 사업을 정리했다. 앞서 롯데는 2014년 중국 선양에 롯데백화점을 내면서 연면적 145만㎡(약 44만평) 규모의 쇼핑몰·테마파크·호텔·아파트 등 초대형 랜드마크 건설 계획을 발표했었다. 그러나 이 프로젝트 역시 중국의 사드 보복 이후 표류 중이다.

롯데에 앞서 신세계그룹 이마트도 적자와 사드 보복으로 2017년 사업을 접었다.

아모레퍼시픽도 회사가 운영하는 에뛰드하우스가 지난해 중국 시장에 있는 모든 오프라인 매장을 접었고, 헤라도 철수했다. ‘이니스프리’는 280개였던 중국 내 매장 중 절반을 올해 안에 철수할 계획이다.

패션 분야에선 ‘베이직하우스’와 ‘마인드브릿지’ 등을 운영해 2015년에 매출 5000억원대를 기록할 정도로 성장했던 TBH글로벌이 지난해 말 상표권을 중국 기업에 매각하고 중국 시장에서 나왔다.

전문가들은 화장품 패션 업계의 중국 철수 현상은 중국의 토종 브랜드가 약진하면서 생겨난 것으로 그 배경으로 중국 젊은 층을 중심으로 불고 있는 궈차오(国潮) 열풍을 지목한다. 자국산 제품을 선호하는 궈차오 애국주의 열풍의 영향으로 중국의 젊은이들은 이제 더 이상 ‘메이드인 차이나’가 외국산 브랜드와 비교해 품질이 좋지 않다고 여기지 않는다. 오히려 가성비가 좋다고 여기며 중국산 제품 구입에 거리낌이 없다.

게다가 강력한 홍보 마케팅 전략도 토종 브랜드들의 강점으로 꼽힌다. 이들 브랜드들이 현지 소셜 네트워크(SNS) 등을 통한 홍보 마케팅에 주력해 Z세대의 구매 의욕을 돋우고 있다. 결국 중국 중저가 화장품 시장에서 C뷰티로 불리는 중국 토종 브랜드가 약진하고 있으며  크게 인기를 끌던 메이블린, 에뛰드하우스 등 해외 메이크업 브랜드는 매출이 급감하고 있다.

특히 럭셔리 시장은 여전히 유명 수입 브랜드들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지만 중저가 시장은 거의 중국 토종 브랜드가 장악한 상황이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화장품 브랜드 화시쯔(Florasis, 花西子)와 퍼펙트 다이어리(Perfect Diary, 完美日记)가 디올(Dior), 로레알파리(L'Oreal Paris) 등 해외 브랜드를 넘어 색조 화장품 매출 1위를 기록했다.

올 1분기 아모레퍼시픽그룹의 매출액은 1조2628억원으로, 전년 동기 1조3875억원과 비교해 9%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71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 줄었다. 실적 부진의 주요인은 국내 면세 채널과 중국 매출 감소다.

LG생활건강도 올 1분기 1조6450억원의 매출액으로 전년 동기(2조367억원)에 비해 19%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175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706억원) 대비 무려 53%나 급감했다

이처럼 중국에서 사업을 축소하거나 중단하는 기업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한국무역협회 상하이지부가 지난 6월 중국에 진출한 177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55.3%는 향후 중국에서 사업 축소·중단·철수·이전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응답 기업 중 97.4%는 올해 상반기 매출이 감소했다고 답했으며 95.5%는 매출 감소가 올해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이날 최근 보고서를 통해 “애국주의 성향을 띄는 중국의 20~30대를 중심으로 자국산 소비가 확산하면서 대중국 화장품 수출이 11년 만에 감소세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특히 수출의 85%를 차지하는 기초화장품 수출이 20.6% 급감했다.

중국에서 사업을 축소하거나 철수하는 기업들은 베트남 등 동남아 각국 등에서의 사업을 모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상당수 기업이 중국에서는 철수해도 인도네시아·베트남 등 동남아 사업은 인수합병(M&A)과 함께 신규 출점을 병행 추진하는 등 확대할 계획"이라고 전망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주)서울이코미디어
  • 등록번호 : 서울 아 03055
  • 등록일자 : 2014-03-21
  • 제호 : 서울이코노미뉴스
  • 부회장 : 김명서
  • 대표·편집국장 : 박선화
  • 발행인·편집인 : 박미연
  • 주소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58, 1107호(여의도동, 삼도빌딩)
  • 발행일자 : 2014-04-16
  • 대표전화 : 02-3775-4176
  • 팩스 : 02-3775-4177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미연
  • 서울이코노미뉴스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서울이코노미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seouleconews@naver.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