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이동준 기자] 포스코 50년 역사상 처음으로 비엔지니어 출신이 회장으로 취임했다.
포스코는 27일 최정우 회장을 제9대 포스코 회장으로 정식 선임했다.
포스코는 이날 오전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최 회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찬성률은 참석주식 수 기준 96.7%, 총발행주식 수 기준 70.8%로 집계됐다.
포스코는 이어 비공개 이사회를 열어 최 회장에게 대표이사 회장직을 정식으로 부여했다.
최 회장은 이사회 직후 포스코센터에서 기자회견을 한 뒤 오후에 포항으로 내려가 비공개 사내행사로 취임식을 한다. 이후에는 포항제철소 2고로 생산현장을 방문해 직원들을 격려할 예정이다.
그는 1957년 부산에서 태어나 동래고·부산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전임 회장들과 달리 엔지니어 출신이 아니다. 1983년 포스코에 입사해 재무관리, 감사 등 다양한 분야를 두루 거쳤으며, 이후 정도경영실장, 포스코건설 경영전략실장, 포스코대우 기획재무본부장 등 철강 이외의 분야에서 많은 경력을 쌓았다.
최 회장은 이날 포스코 그룹의 새로운 비전으로 'With POSCO'를 제시했다. '더불어 함께 발전하는 기업시민'이라는 뜻이다.
최 회장은 "그룹 내 사업은 시너지가 높은 유관사업을 발굴해 재배치하고 경쟁 열위의 사업은 끊임없이 재편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앞날이 순탄치만은 않다.
정치권과 시민단체는 그가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정준양·권오준 전 회장 체제에서 그룹 내부의 중요한 직책을 수행하면서 여러가지 문제가 많았다며 적폐 세력으로 공격하고 있다.
포스코 바로세우기 시민연대는 얼마전 최 회장을 배임, 횡령, 직무유기 등의 혐의로 서울 동부지검에 고발했다. 검찰은 사건을 서울 송파경찰서로 넘겨 수사를 지휘하고 있다.
송파경찰서는 아직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지만 고발이 들어온 만큼 수사는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경찰서 관계자는 “고발인 조사를 먼저 한 뒤 피고발인도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경찰이 어떤 형식으로 피고발인 조사를 할지 알 수 없지만 경우에 따라선 최 회장이 경찰에 출두하는 볼썽사나운 모습이 연출될 수도 있다.
이날 주총에선 항의성 반대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정민우 포스코바로세우기 시민연대 대표는 주주로 참석, 발언권을 얻어 "시민연대가 많은 고소·고발을 했다"며 "최 회장이 곧 검찰 수사를 받을 텐데 회장 자리를 유지하면서 그 조사를 받을 것이냐. 이 같은 CEO 리스크에 대해 이사회는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느냐"고 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