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등 신흥국 우려 증폭.."시스템 리스크 가능성에 대비해야"
미국이 다음 달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내년 증시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이 줄을 잇고 있다.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국내에서 자금이 빠져나가고 주식시장이 요동칠 위험성도 높다.
연준이 금리 인상을 단행했던 2004년부터 2006년 사이에 한국에서는 20조원이 넘는 금액이 빠져나갔다.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DB대우증권은 내년 코스피 하단 전망치로 1,700을 제시했다.이는 2011년 미국 신용등급 강등 여파로 코스피가 1,700선까지 떨어진 이후 가장 낮은 수치에 해당한다.
한국은행 국제수지표를 보면 2004년 5월부터 2006년 11월까지 주식시장에서 유출된 자금규모가 175억2천달러(약 20조2천억원)에 이른다.또 연준이 1994년과 1999년, 2004년에 금리를 인상할 때마다 한국의 주가는 10∼20% 하락했다. 같은 시기 신흥국의 주가 하락폭은 8∼14%에 그쳤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내년에는 시스템 리스크가 발생할 위험이 있다"며 "코스피 확정 실적 기준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를 일시적으로 하회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중국 경기 둔화 지속과 러시아, 브라질 등 신흥국의 외환위기, 국내 기업의 구조조정 등이 내년 증시의 '지뢰'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른 주요 증권사들도 줄줄이 눈높이를 낮춰잡고 있다.'이번에야말로 박스권을 돌파할 것'이라는 등의 장밋빛 전망을 하던 예년과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내년 코스피 전망치로 하나금융투자가 1,840에서 2,170을 제시했으며 ▲ NH투자증권 1,850∼2,150 ▲ IBK투자증권 1,850∼2,250 ▲ 삼성증권 1,880∼2,240 ▲ 현대증권 1,900∼2,250 ▲ 신영증권 1,910∼2,170 등도 모두 수년간 지속된 박스권 흐름이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대내적으로는 기업 이익의 뚜렷한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고, 대외적으로도 미국 금리 인상의 여파와 중국 경기 둔화 등이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컸다. 김정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정체된 대외 환경으로 내년 코스피(유가증권시장) 기업들의 영업이익 증가율도 큰 폭으로 개선되기 어려울 것"이라며 "3분기 들어 미국 출구전략에 대한 잡음이 세계 증시의 악재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같은 우려와는 달리 이번 연준의 금리인상은 영향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미 연준의 금리 인상이 재개되더라도 과거처럼 큰 폭으로 급격히 올리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외환시장 등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신흥국들 중 자원수출국의 경우 유가 하락 때문에 환율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상으로 하락해 위험 수준인 것은 맞다"면서 "하지만, 이들 국가들은 변동환율제를 도입한데다 외환보유액도 넉넉해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와 같은 심각한 위기가 발생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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