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삼성엔지니어링 등 건설 계열사 직원들은 요즘 뒤숭숭하다. 삼성그룹의 계열사 간 사업구조 개편이 빠르게 진행되는 가운데 앞으로 어떻게 될 지 감을 잡기 어렵기 때문이다.
삼성가(家)의 3세 경영 구도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전자·금융을 맡고,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호텔·리조트·면세 등을 담당할 것이란 큰 그림은 나왔다. 이서현 에버랜드 패션부문 사장은 패션·광고 부문을 각각 이끄는 구도가 될 전망이다.
그러나 삼성물산과 삼성엔지니어링, 삼성중공업 등 건설과 중공업계열은 아직 사업구조 개편이 이뤄지지 않았다. 또 이재용 부회장과 이부진 사장 중 누가 건설 계열사의 경영권을 가져갈지도 윤곽이 드러나지 않았다.
삼성그룹의 건설 사업은 삼성물산을 비롯해 삼성중공업, 삼성엔지니어링, 에버랜드 등으로 흩어져 있다. 큰 틀에서 보면 삼성물산의 주택사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플랜트로 나뉜다. 경영권 승계 이외에도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건설 계열사 사업구조 개편은 불가피하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삼성물산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을 시기의 문제일 뿐 기정사실화한다. 삼성중공업과 에버랜드 건설부분도 결국 통합할 것이란 전망이다.
건설계열 직원들이 특히 답답해하는 부분은 본사 이전이다. 합병 이후 강동구 상일동에 있는 삼성엔지니어링 본사로 건설 계열 직원들이 이동하게 될 것이란 설이 우세하다. 특히 이부진 사장이 건설계열을 총괄하게 되면 삼성타운에서 삼성물산 등 건설계열사들은 나와야 하는 분위기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건설 부문을 맡게 되면 서울 강남역 삼성타운에 삼성물산을 비롯한 건설계열사들이 모일 가능성이 크다. 물론 현재 삼성물산 직원들이 워낙 많은 만큼 분리돼 운영될 가능성도 있다.
‘삼성’ 브랜드 사용 문제도 걸림돌이다. 이부진과 이서현 사장이 맡는 계열사들은 삼성 브랜드를 포기할 가능성이 크다. 삼성그룹에서 계열 분리된 회사들은 삼성이란 브랜드를 사용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