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손해보험사들이 올 1분기에 두자릿수 순익 증가를 기록했다. 하지만 비용절감과 일회성 이익 등이 외형상 실적 개선의 원인이라는 지적이 많다.
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지난 1분기 동안 순이익 2425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에 비해 19.0% 증가했다. 동부화재는 18.7% 늘어난 980억원을 기록했고, 현대해상은 547억원으로 10.8% 증가했다. 메리츠화재는 304억원을 기록해 16.6% 늘었다.
이들 보험사는 모두 두자릿수 실적 개선을 기록한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분석은 그렇게 우호적이지 않다. 보험연구원 최원 선임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최근 손보사 실적을 이끌었던 장기손해보험과 개인연금의 성장동력이 약화됐다"며 "자동차보험도 보험료 증가세는 둔화된 반면 높은 손해율은 지속돼 실적이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NH투자증권이 실적이 나아진 메리츠화재에 대해 "1분기 순익이 연간 전망치의 15.7%에 불과했다"며 "손해율 악화로 실적이 부진하다"고 평가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실제로 이들 보험사들의 실적 개선에는 사업비 통제 같은 요인이 주로 작용했다. 회계년도가 바뀌기 전인 지난해 1 ~ 3월에는 회계년도 말 결산과 관련된 비용 지출이 많았지만 올해 1 ~ 3월은 새로운 회계년도로 잡히면서 이같은 요인이 사라진 것이다.
LIG손해보험이 530억원의 이익을 내 흑자전환에 성공한 것도 비용절감 효과와 사옥매각에 따른 일회성 이익(60억원)이 반영된 측면도 있다. 하지만 LIG손해보험의 이같은 실적도 기대 이하라는 평가도 나온다. 아이엠투자증권은 "정유사 관련 보험손실 등으로 기존 예상치를 17% 정도 밑돌았다"고 설명했다.
보험사들은 향후 실적 개선의 단초는 자동차보험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올해 초부터 외제차 자차 보험료 등급을 조정하면서 보험료가 평균 11.3% 올랐고 대형 손보사들이 지난달부터 영업용, 업무용 자동차보험료를 인상했고, 중소형사들이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개인용 차보험료를 올렸거나 인상할 예정이다.
비용 절감도 여전히 순익의 기초가 될 수 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상여금을 축소하거나 급여를 동결하는 등으로 인건비를 줄이면서 사업비가 줄었다"며 비용 통제의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