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2조↑ 금융사 99곳 중 28곳..."여성 등기임원 0명"
자산 2조↑ 금융사 99곳 중 28곳..."여성 등기임원 0명"
  • 윤석현 기자
  • 승인 2025.03.07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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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등기이사 비율 14%…"금융권 보여주기식 대응 넘어서야"
여성 임원

[서울이코노미뉴스 윤석현 기자] 자산 2조원 이상 금융회사 99곳 중 28곳은 여전히 여성 등기이사가 단 한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7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과 각 업권별협회 등에서 취합한 자료에 따르면, 자산총액이 2조원 이상인 금융지주·은행·증권사·생보사·손보사·카드사 총 99개사의 등기임원 현황이 이처럼 나타났다.

금융지주와 은행은 지난해 말 기준, 나머지 금융사는 올해 2월 기준으로 집계한 것이다.

99개사의 총 등기임원은 총 682명이었고, 이중 여성 등기이사는 96명으로 여성비율은 약 14%에 불과했다.

업권별로는 증권사의 여성 등기이사 비율이 11.1%(189명 중 21명)로 가장 낮았고, 금융지주의 여성 임원비율이 20.7%(92명 중 19명)로 가장 높았다. 

은행은 13.8%(152명 중 21명), 카드사는 14.5%(55명 중 8명), 생보사는 12.5%(128명 중 16명), 손보사는 16.7%(66명 중 11명)이었다.

특히 이중 은행 6곳(부산·전북·광주·수협·산업은행·케이뱅크), 증권사 14곳(KB·유안타·교보·신영·IBK투자·유진투자·LS·BNK투자·DB금융투자·IM·케이프투자·골드만삭스·리딩투자·상상인증권), 생보사 6곳(DB·농협·iM라이프·하나·KDB·흥국생명), 카드사 2곳(현대·우리카드)은 전체 등기이사가 전부 남성이었다.

여성 등기임원이 있는 회사들도 대부분 한명에 불과했다.

지난 2022년 8월부터 시행된 개정 자본시장법은 자산 2조원이 넘는 기업에서 이사회를 특정성별로만 채워서는 안된다고 규정한다. 다만 해당법은 주권 상장법인이 대상이고, 규정을 지키지 않더라도 제재하는 조항은 없다.

오희정 사무금융노조 여성위원장은 "금융회사에서 여성들의 승진이 차별받는 유리천장이 여전히 깨지지 않고 있다"면서 "자본시장법에서 이사회의 성별 구성에 관한 특례기준을 자산총액 2조원 이상에서 1조원 이상으로 개정하고, 여성할당제 등 차별을 시정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현정 의원은 "여성 등기이사가 단 한명도 없는 금융회사가 여전히 많다는 것은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라며 "3월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금융권이 보여주기식 대응을 넘어 획기적인 변화를 이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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