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이보라 기자] '불닭볶음면' 신화를 쓴 삼양식품이 처음으로 해외 공장을 설립하기로 했다.
삼양식품은 16일 "중국 생산법인을 설립하고, 현지공장을 건설해 중국 시장에서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공시했다.
우선 해외사업 총괄법인인 삼양 싱가포르 유한회사를 설립해 647억원을 출자하고, 이 회사를 통해 중국 생산법인을 설립한다고 설명했다.
출자후 삼양식품의 삼양 싱가포르 유한회사 지분율은 90%이다.
삼양식품은 이번 조처의 목적을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투자거점 역할로, 중국생산법인 설립투자 목적"이라고 밝혔다.
삼양식품측은 중국 생산법인 설립에 관한 사항은 추후 공시할 것이라면서 세부계획은 공개하지 않았다.
불닭볶음면의 인기가 갑자기 올라가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삼양식품의 해외 공장 설립은 라면 업계에서는 예견된 일이었다.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이 중국·동남아·미국 등 글로벌 시장에서 히트하면서 수출이 가파르게 늘고 있다.
삼양식품은 밀양2공장에서 미주시장을 공략하기로 한 가운데 지난 3월 밀양2공장 건설에 들어갔지만, 내년 상반기 밀양2공장 완공 후에도 2027년쯤이면 다시 물량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에만 집중된 공장을 해외로 분산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도 있었다. 삼양식품은 핵심시장인 중국과 미국 가운데 중국을 선택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공장 건립비용 조달 면에서 중국이 유리했다"면서 "중국 공장은 수출이 아니라 중국 내수시장에서 판매할 제품을 생산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삼양식품 수출의 25%를 차지하는 최대 시장이다. 불닭볶음면은 중국에서 '훠지멘'(火鷄麵)이라는 이름으로 인기가 높다.
중국에 공장을 건립하면 14억 인구를 겨냥해 제품을 현지화하는데도 이점이 있다고 삼양식품측은 설명했다.
현재 밀양 1공장은 중국 시장으로 가는 제품을 주로 생산하는데, 중국에 새 공장을 건립하면 밀양 1공장에서는 미국이나 유럽시장 공략에 박차를 할 수 있게 된다.
삼양식품은 앞서 식품업계 최초로 '7억불 수출탑'을 받았다.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삼양식품의 수출실적은 7억달러(약 9911억원)다.
삼양식품은 불닭브랜드를 중심으로 수출을 늘려가며 매년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하고 있다. 연간 수출액은 지난 2016년 930억원에서 지난해 8093억원으로 7년 만에 약 9배가 됐다.
같은 기간 전체 매출에서 수출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26%에서 68%로 높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