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김보름 기자] 우체통이 40년 만에 모습을 바꾸며 폐의약품 회수나 자원 재활용 등의 창구로서 기능을 본격 확장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는 16일 우편물 등을 넣는 투함구가 두 개인 새로운 형태의 '에코 우체통'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새 우체통은 우편물과 폐의약품 및 다 쓴 커피캡슐 등 회수물품을 넣는 투함구를 분리해 제작했다. 회수 물품에서 나올 수 있는 오염물질이 우편물과 섞일 가능성을 최소화하고 작업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다.
또, 우편물 투함구는 우체국 2호(27cm×18cm×15cm) 소포상자를 넣을 수 있도록 크기를 키워 편지 봉투뿐 아니라 작은 소포도 넣을 수 있도록 했다.
소포는 우체통 표면에 있는 QR코드를 스캔하거나 우체국 앱·웹의 '간편 사전접수' 코너를 통해 발송을 신청할 수 있다.
접수시 안내되는 16자리 사전접수 번호를 소포상자에 기재한 뒤 우체통에 넣는 방식이다.
에코 우체통은 올 연말까지 서울 종로구와 강남구 전역, 서울소재 총괄우체국 22곳 등에 90여개를 우선 설치하고 추후 확대 설치할 예정이다.
현재의 우체통은 1984년부터 쓰이던 형태로 편지 봉투나 얇은 봉투 정도만 넣을 수 있다.
1994∼2010년 투함구가 두 개인 우체통이 쓰인 적이 있었지만, 물품의 성격이 아닌 우편물 배송지역에 따라 분리한 형태였다.
새 우체통 재질도 외부 충격에 상대적으로 약하고 재활용이 어려운 섬유강화 플라스틱(FRP)에서 강판으로 변경됐다.
조해근 우정사업본부장은 "우편 이용에 대한 국민 편의를 높이고 자원순환형 우편 서비스가 전국으로 확산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우정사업본부는 에코 우체통이 새로 도입된 이후에도 폐의약품·커피캡슐 등 회수서비스 대상인 물품을 기존 우체통에 넣을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폐의약품(물약 제외)은 전용회수 봉투 또는 일반봉투에 넣어 밀봉한 뒤 겉면에 '폐의약품'이라고 기재해야 한다.
커피 캡슐은 사용한 원두 찌꺼기를 캡슐에서 분리해 알루미늄 캡슐만 전용회수 봉투에 담아 넣어야 한다.
한편, 우정사업본부는 새 우체통의 투함구가 커지는 만큼 쓰레기 투기가 늘어날 것을 우려하며 "담배꽁초·음료수 등을 넣어 우편물이 훼손되는 경우 우편법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