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임원들,SK온 등 계열사로 이동…북미전문가 영입
[서울이코노미뉴스 윤석현 기자] SK그룹이 연말 인사에서 신규임원의 3분의 2를 연구개발(R&D)과 생산 등 기술과 현장에 특화된 인재로 발탁했다.
그룹 리밸런싱(조직개편)의 일환으로 연중 수시인사를 통해 경영환경 변화에 발빠르게 대응해 온 데 이어, 앞으로도 수시인사 체계를 구축해 '안정적인 변화'를 꾀한다는 방침이다.
SK그룹은 5일 수펙스추구협의회를 열고 각 계열사 이사회를 통해 결정된 임원인사와 조직개편 사항을 공유·협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인사의 키워드는 안정적인 변화관리와 '기술·현장·글로벌'이다. SK는 이를 통해 사업핵심 경쟁력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이번에 사장 승진자는 총 2명이 나왔다.
손현호 SK수펙스추구협의회 전략지원팀장(부사장)이 SK디스커버리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돼 경영전략 설계와 재무 전문성을 살려 SK디스커버리의 경쟁력 강화를 이끌 예정이다.
안현 SK하이닉스 N-S 커미티 담당이 사장으로 승진, 개발총괄(CDO)을 맡아 고대역폭 메모리(HBM) 시장 리더십을 공고화하고 D램과 낸드 기술경쟁력 강화를 진두지휘하게 된다.
앞서 SK이노베이션은 통합법인 출범(11월1일)에 앞서 지난 10월 SK에너지와 SK지오센트릭, SK아이이테크놀로지 등 계열사 3곳의 CEO를 이공계 출신 기술현장형 인물로 교체한 바 있다.
각 계열사는 기술현장 출신 발탁 등을 통해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하고 인공지능(AI)과 디지털 전환(DT)에 역량을 집중하는 한편 도널드 트럼프 2기 출범 등 '지경학' 이슈에 선제적인 대응이 가능한 인물을 발굴해 불확실한 경영환경 극복에 나섰다.
이를 위해 신규임원 75명을 선임했다. 이중 3분의 2는 사업, R&D, 생산 등 현장과 기술분야에 특화된 인물이라고 SK그룹은 설명했다. 신규임원 숫자는 지난해(82명)보다는 줄었다.
SK이노베이션은 미국 에너지부(DOE) 산하 연구기관에서 기후변화, 신재생 에너지 등 관련 프로젝트를 이끌었던 김필석 박사를 최고기술책임자(CTO) 겸 환경과학기술원장으로 영입했다. 김 CTO는 지난 2020년부터 최근까지 미국 에너지부의 40여개 프로젝트를 주도한 경험을 바탕으로 기술경쟁력 강화에 나설 예정이다.
SK온은 신창호 SK㈜ 포트폴리오 관리(PM) 부문장을 이번에 신설된 운영총괄 임원으로 선임한다. 신 총괄은 전략·재무·구매·기획 조직간 협업강화로 배터리 가치사슬(밸류체인) 최적화에 앞장설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반도체 기술·제조 역량을 강화하는 한편 '일류 DNA'의 계열사 확산에 나선다.
지난해 말 선임된 이석희 SK온 CEO에 이어 이번에는 SK하이닉스 미래기술연구원 R&D 실장 등을 담당했던 피승호 SK실트론 제조·개발본부장이 SK온 제조총괄로 선임됐다. 피 총괄은 SK하이닉스 시절 해외에 의존하던 기능성 웨이퍼 자체개발을 주도해 소재부품의 국산화를 이끈 바 있다.
SK실트론과 SK㈜ C&C 등에도 SK하이닉스 출신 임원들을 전환 배치한다.
그룹 계열사의 AI·DT 추진 가속화를 위한 조직개편도 한다. SK수펙스추구협의회는 전략위원회 산하에 있는 AI·DT 태스크포스(TF)를 확대 운영한다.
유영상 SK텔레콤 CEO가 맡고 있는 AI TF는 AI 추진단으로 확대하며, 윤풍영 SK㈜ C&C CEO가 맡고 있는 기존 DT TF와 별개로 DT 추진팀도 신설한다.
올해 상반기 SK그룹의 북미 대외업무 컨트롤타워로 신설된 SK아메리카스는 대관총괄에 폴 딜레이니 부사장을 선임했다. 폴 딜레이니 부사장은 미 무역대표부(USTR) 비서실장, 미 상원 재무위원회 국제무역고문 등을 역임하다 지난 7월 SK아메리카스에 합류했으며 이번 인사에서 그룹 북미 대관총괄로 역할을 확대하게 됐다.
SK그룹 관계자는 "기술현장 글로벌 중심인사로 사업본연의 경쟁력에 집중하는 한편, 연중 한발 앞선 수시인사를 통해 빠른 조직안정과 실행 중심의 기업문화 정착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