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성장률은 2.5→2.3%
[서울이코노미뉴스 한지훈 기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한국의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2%에서 2.1%로 낮췄다.
내년 물가상승률은 1.8%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한 가운데 기준금리는 2.5%까지 인하될 것으로 내다봤다.
5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OECD는 이런 내용의 '경제전망 보고서'를 전날 발표했다. OECD는 매년 2회(5∼6월, 11∼12월) 경제 전망을 한다. 3월과 9월에는 중간 경제전망을 통해 전망치를 수정한다.
OECD는 이번 보고서에서 내년 한국 경제가 2.1%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5·9월 전망치(2.2%)에서 0.1%포인트(p) 낮췄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정부(2.2%)보다 낮고, 국제통화기금(IMF·2.0%)나 한국은행(1.9%)보다는 높다.
OECD는 "견조한 글로벌 수요가 수출을 지탱하고 금리하락과 실질임금 상승으로 올해 말부터 민간소비가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는 지난 5월 2.6%에서 9월 2.5%로 낮춘 데 이어 이달 2.3%로 0.2%p 낮췄다. 내후년 전망치는 내년과 동일한 2.1%다.
물가상승세 둔화흐름은 계속될 것으로 봤다. OECD는 내년 물가상승률 예상치를 1.8%로 제시했다. 이는 지난 5·9월 전망치(2.0%)에서 0.2%p 낮춘 것이다.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2.3%로, 직전 전망치(2.4%)보다 0.1%p 하향 조정했다.
OECD는 "2025년에는 기준금리가 2.5%까지 낮아지고 물가상승률이 목표인 2%로 회복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물가상승률의 경우 단기적으로 목표를 하회하는 가운데 실업률은 낮게 유지되며 여성·고령층의 노동시장 참여확대가 고용을 증가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내년에는 지난해와 올해의 세수부족이 부분적으로 회복돼 재정 건전화가 진행될 것"이라고 봤다.
OECD는 연금개혁과 함께 재정준칙 도입이 빠른 고령화로 인한 지출부담 완충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조언했다.
또 이민이 노동력 부족완화에 도움이 될 것이며 노동시장 개혁이 일자리 매칭을 개선하고 자녀 양육의 기회비용과 노인 빈곤을 낮출 수 있다고 권고했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 계속 낮추는 투자은행들...1%대 중반까지
하지만, 내년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 중반대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해외 투자은행(IB) 전망이 나왔다.
금융권에 따르면 씨티는 최근 보고서에서 내년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6%로 제시했다. 지난 10월 말 1.8%에서 0.2%포인트(p) 하향 조정한 수치다.
씨티는 내년 전망치를 지난 3월 말 1.6%에서 4월 말 1.8%로 한 차례 높였다가 7개월여 만에 다시 1.6%로 원상복구 했다. 내후년 전망치도 이번에 기존 1.7%에서 1.6%로 낮췄다.
씨티는 보고서에서 "올해 4분기의 성장률 둔화와 함께 내년 트럼프 2기 하의 미국 관세 리스크를 고려해 내년과 후년 전망치를 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이 관세를 인상할 경우 중국, 캐나다, 멕시코 등으로의 수출에서 한국의 경제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비상계엄 사태여파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정책대응 덕분에 한국 경제와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은 단기에 그칠 것"이라고 평가했다.
우리 경제 전망에 대한 눈높이를 낮추는 것은 씨티뿐이 아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씨티를 포함한 글로벌 IB 8곳이 제시한 내년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지난달 말 기준 1.8%로, 한달 전보다 0.2%p 하락했다.
골드만삭스와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는 2.2%에서 1.8%로, UBS는 2.1%에서 1.9%로, 노무라는 1.9%에서 1.7%로, JP모건은 1.8%에서 1.7%로 각각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바클리는 1.8%, HSBC는 1.9%를 유지했다.
한달 전만 해도 골드만삭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 UBS 등이 2%대 전망치를 내놨지만, 이제 예외 없이 1% 중후반대를 예상하는 셈이다.
이들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 평균도 한달 새 2.3%에서 2.2%로 낮아졌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가 2.5%에서 2.2%로, 씨티가 2.3%에서 2.2%로 각각 조정한 결과다.
IB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보편관세 등 새로운 경제정책이 아시아 국가들의 경제에 그늘을 드리울 것으로 보고 있다.
국제금융센터는 "양호한 수출경기와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확대가 아시아 주요국 성장을 뒷받침하고 있지만, 트럼프발 보호무역주의에 따른 파급이 있을 것"이라고 요약했다.
한편, 한국은행은 지난달 28일 "미국 신정부의 경제정책 향방에 따른 경기와 인플레이션의 불확실성이 증대됐다"며 내년과 내후년 성장률 전망치를 1.9%와 1.8%로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