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최영준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심야 긴급 담화를 통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직후 환율이 한때 2009년 금융위기 수준까지 치솟으며 요동쳤다. 원·달러는 새벽 중 40원 넘게 급등해 한 때 1446.5원까지 치솟았다가 계엄 해제 결의안 통과에 1425.0원까지 식었다.
4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새벽 2시 원·달러 종가는 1425.0원을 기록했다. 전거래일 오후 종가(1401.3원)보다 23.7원 올랐고, 새벽 2시 종가(1401.7원)보다는 23.3원 상승했다.
전날 오후 3시30분 1402.9원에 거래를 마친 환율은 같은날 저녁 10시23분 비상계엄 선포 영향으로 빠르게 치솟기 시작해 저녁 11시50분께에는 1446.5원까지 급등하기도 했다.
전날 기록한 1446.5원은 종가 기준으로 금융위기 당시인 지난 2009년3월 15일 기록한 1488.0원 이후 15년 8개월여 만에 최고 기록이다.
그러다 자정을 지나 국회 본회의에서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 결의안이 가결되면서 빠르게 식으며 결국 새벽2시 1425.0원에 거래를 마쳤다.
반면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가격은 급락하고 있다. 이날 오후 11시3분 기준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서 비트코인은 전일 대비 1443만7000원(10.81%) 내린 1억1909만8000원을 나타냈다.
이날 개당 1억3425만원까지 올랐던 비트코인은 비상계엄 선포 직후 8826만6000원까지 급락세를 나타내기도 했다.
업비트에서 원화로 거래되는 가상자산(코인)은 대부분의 거래소에서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같은 시각 기준 이더리움은 18%대, 솔라나는 14%대, 리플은 21%대 약세를 기록했다. 코인거래소인 업비트와 빗썸 사이트는 계엄 발표 직후 접속이 마비되기도 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3일 밤 11시 40분 서울 은행회관에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병환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긴급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F4 회의)를 하고 "비상계엄 선포 이후 나타날 수 있는 시장불안 요인에 대응하기 위해 무제한 유동성 공급 등 모든 가능한 금융·외환 시장안정수단을 총동원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도 4일 오전 임시 회의를 개최한다. 비상 계엄 선포 관련 상황과 시장 안정화 조치를 논의할 예정이다.아울러 한은은 모든 간부가 참석하는 '시장 상황 대응 긴급회의'도 오전 중 소집하기로 했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이 시간대에 보통 거래가 별로 없어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따라 급등한 것으로 보인다"며 "오퍼 없이 바로 1,410원대 위로 뛰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처음 겪는 일이라 얼마나 오를지는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