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동결' 예상 깨고 기준금리 또 0.25%p ‘깜짝’ 인하
한은, '동결' 예상 깨고 기준금리 또 0.25%p ‘깜짝’ 인하
  • 김보름 기자
  • 승인 2024.11.28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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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3.00%로 한 달 만에 다시 내려…“내수부진 등 감안 경기부양에 초점”…
올 성장률 전망 2.2%로 0.2%p 하향 조정…내년 성장률은 1.9%로 전망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8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연합뉴스

[서울이코노미뉴스 김보름 기자] 한국은행이 시장의 동결 예상을 깨고 기준금리를 또 0.25%포인트 인하했다.

내수 부진과 수출 둔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2기 정부 출범 리스크 등으로 한국 경제에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28일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올해 마지막 통화정책방향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3.25%에서 3.00%로 0.25%포인트 내린다고 밝혔다.

지난달 0.25%포인트 기준금리를 낮춰 3년2개월 만에 피벗(통화정책 전환)에 나선 이후 2개월 연속 통화 완화 기조를 이어간 것이다. 이로써 한국(3%)과 미국(4.5~4.75%) 간의 금리 격차는 최대 1.75%포인트로 다시 벌어졌다.

1400원대 환율 고착, 미국과의 기준금리 격차 확대, 가계부채·부동산 불안 등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금통위가 기준금리 인하를 다시 단행한 것은, 그만큼 우리나라 경기와 성장 전망이 어두워졌기 때문이다.

금리를 낮추고 시중에 돈을 풀어 민간 소비·투자 등 내수라도 살려야 한국 경제의 하강 속도를 어느 정도 늦출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두 달 연속 1%대로 안착한 것도 한은이 금리 인하를 택한 배경이다. 10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4.69(2020년=100)로 전년 동월보다 1.3% 올라 9월(1.6%)보다 상승 폭이 더 낮아졌다. 

트럼프 당선인의 셰일가스 확대 정책에 따른 저유가 흐름이 예상돼 금리 인하 환경이 이미 조성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은 통화정책의 발목을 잡았던 집값과 가계부채도 둔화세에 접어들었다.

반면 민간소비 등 내수 부진 우려는 더 커졌다. 주요 투자은행(IB)은 최근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 초반에서 1.7~1.9%로 낮췄다. 금리를 낮춰 경기를 부양할 이유가 늘었다는 의미다.

시장에선 한은이 내년 1분기와 2분기도 또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골드만삭스는 한은이 내년 2.25%까지 기준 금리를 낮출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한은은 이날 수정 경제 전망도 발표했다. 올해 연간 경제성장률을 2.2%로 지난 8월 전망치(2.4%)보다 하향 조정했다. 내년 경제성장률은 1.9%로 내다봤다. 

연간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올해와 내년 각각 2.3%ㆍ1.9%로, 2026년에는 1.9%로 전망됐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인하 당시만 해도 "금융통화위원 6명 중 5명이 3개월 뒤에도 기준금리를 3.25%로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라며 통화 완화를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하지만 10월 금통위 회의 이후 한 달 보름 사이 3분기 경제성장률 충격, 트럼프 재선 등 한국 통화 정책에 큰 영향을 미칠 굵직한 사건들이 잇따랐다.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분기대비 0.2% 뒷걸음친 것으로 확인되자, 정부와 한은은 1분기 '깜짝 성장'(1.3%)의 기저 효과라며 3분기 반등을 자신했다. 하지만 실제 3분기 성장률은 0.1%에 그쳐 한은 전망치(0.5%)를 크게 밑돌았다.

미약한 내수 회복세를 메워온 수출마저 0.4% 감소했다.

여기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은 한국 경제·금융에 상당 부분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관세 인상과 이민자 추방 등 트럼프 당선인의 공약이 내년 취임 이후 본격적으로 실행되면 수출 증가세 둔화, 달러 강세-원화 약세, 원화 절하(가치하락)에 따른 수입 물가 상승 등이 우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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