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정진교 기자] 영풍과 MBK 파트너스가 14일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를 끝내고 지분 5.34%를 추가로 확보했다.
영풍-MBK는 기존 지분에 더해 총 38% 이상 지분을 갖게 됐다. 의결권 기준으로는 46% 이상으로 과반에 육박한다. 사실상 영풍-MBK가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서 승기를 잡은 것이다. 영풍 측은 곧바로 고려아연 이사회에 임시 주주총회 개최를 요구하고, 이사수 확대 등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1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MBK·영풍 연합은 이날까지 진행된 고려아연 공개매수에서 지분 5.34%를 추가하며 의결권 기준 과반에 한발 더 다가섰다.
이로써 영풍·MBK 연합의 고려아연 지분은 기존 33.13%에서 38.47%로 늘어나게 된다. 최윤범 회장 측이 진행하는 자사주 공개매수가 100% 목표량을 달성한다고 가정하면 의결권 기준 48%에 달하는 지분이다.
MBK는 최근 2개년 동안의 고려아연 주주총회 참석률 등을 고려할 때 40%대 중반 의결권 지분을 갖고 있으면 주총 표 대결에 부쳐볼 만하다고 강조해왔다.
이날까지 동시에 공개매수가 진행된 영풍정밀은 목표 물량(43.43%)은 물론, 지분율 절반을 크게 밑돈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고려아연 지분을 5% 이상 추가 확보하며 최 회장 측보다 낮은 공개매수가격으로도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MBK는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 청약 경쟁률 등을 확인하고 이른 시일 내 이사회 장악을 위한 임시주주총회 소집에 나설 계획이다.
최 회장과 우군인 베인캐피털이 진행하는 자사주 공개매수는 오는 23일까지 진행된다.
재계에선 이르면 다음달 MBK 측이 소집할 임시 주주총회, 멀리는 내년 3월 주총 표 대결까지 경영권 분쟁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고려아연 이사진은 13명으로 장 고문을 제외한 나머지 12명은 최윤범 회장 측 인사다. MBK-영풍 연연은 임시 주총에서 이사회 장악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한 재계 관계자는 "일단 영풍·MBK 연합 측이 유리한 고지에 올라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어느 쪽도 완전한 승리를 선언하지 못하는 상황인 만큼 대항 공개매수 결과와 이후 주총 상황 등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매수 종료 뒤 영풍·MBK 연합은 "오늘은 한국 자본시장에서 의미 있는 이정표로 남게 될 것"이라고 자평하며 "고려아연의 최대주주로서 경영지배를 공고히 하겠다"고 밝혔다.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측도 입장문을 내고 "상대가 제시한 목표에는 미달한 것으로 판단한다"며 "추후 적절히 대응해 나가겠다"고 기세를 굽히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