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승부수…자사주 매수가 83만→89만원 올려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승부수…자사주 매수가 83만→89만원 올려
  • 김보름 기자
  • 승인 2024.10.11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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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정밀 매수가도 3만→3만5천으로 인상…
“안 올린다” 선언 영풍‧MBK에 우위 확보...
MBK, "부채 2.7조원 떠안을 것…모든 방법 강구"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연합뉴스

[서울이코노미뉴스 김보름 기자] 고려아연과 최윤범 회장 측이 고려아연 경영권 수성을 위해 11일 고려아연·영풍정밀 공개매수 가격을 일제히 끌어올렸다.

영풍‧MBK파트너스 연합과의 경영권 전쟁에서 확실히 승기를 잡겠다는 의도에서다.

고려아연은 이날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자사주 공개매수 가격을 기존 83만원에서 89만원으로 7.2% 인상한다는 내용의 자기주식 취득 결정 정정신고를 공시했다.

이와 별도로 최윤범 회장 등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제리코파트너스는 이날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영풍정밀 보통주 공개매수 가격을 3만원에서 3만5000원으로 인상한다고 공시했다.

고려아연은 자사주 매입 수량도 기존 전체 발행 주식의 약 15.5%인 320만9009주에서 약 17.5%인 362만3075주로 늘렸다.

이로써 고려아연이 자사주 매수에 투입하는 자금 규모는 기존 약 2조6635억원에서 약 3조2245억원으로 커졌다.

고려아연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본사에서 이사회를 열고 이같이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은 고려아연이 오는 23일 종료되는 자사주 공개매수 기간을 늘리지 않고 조건을 변경할 수 있는 마지막 날이다.

고려아연(왼쪽), 영풍 CI.

이에 앞서 영풍·MBK파트너스 연합은 지난달 13일 고려아연 경영권 인수를 위해 주당 66만원에 고려아연 주식을 공개매수하기 시작했다가 주가가 66만원 안팎으로 오르자 지난달 26일에는 공개매수가를 75만원으로 올렸다.

이에 맞서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측이 지난 2일 주당 83만원에 자사주 공개매수 방침을 밝히자, 영풍·MBK 연합은 지난 4일 다시 매수가를 83만원으로 올렸다.

하지만 영풍·MBK 연합은 지난 8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고려아연 공개매수 과열 양상에 대해 경고하면서 불공정거래 조사 착수를 지시하자, 다음 날 고려아연 매수 가격을 추가로 인상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편 영풍정밀을 둘러싼 양측의 지분 경쟁은 영풍정밀이 고려아연 지분 1.85%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풍·MBK 연합이 영풍정밀 경영권을 확보하면 최 회장 측의 고려아연 지분 1.85%를 빼앗고, 영풍 측이 지분 1.85%를 손에 넣는 셈이 돼 사실상 의결권을 3.7% 확보하는 것과 같은 효과가 발생하는 것이다.

영풍·MBK 연합은 지난달 13일 고려아연 주식과 함께 영풍정밀 주식최대 684만801주(발행주식 총수의 약 43.43%)를 주당 2만원에 공개매수하기 시작했다.

이후 영풍정밀 주가가 2만원 이상으로 뛰자 영풍·MBK 연합은 지난달 26일 매수가를 2만5000원으로 올렸다.

이에 맞서 최 회장 측은 제리코파트너스를 앞세워 지난 2일부터 영풍정밀 주식 393만7500주(발행주식 총수의 약 25%)를 3만원에 공개매수하기 시작했다.

영풍정밀은 장형진 영풍 고문을 비롯한 장씨 일가가 지분 21.25%를, 최 회장 측이 지분 35.45%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MBK파트너스는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 가격 인상과 관련해 발표한 입장문을 통해 "고려아연이 2조7000억원의 부채를 떠안게 된다"이라면서 "돌이킬 수 없는 중대한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MBK는 "이번에 증액된 공개매수 규모인 3조2000억원은 고려아연의 지난 5년간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의 97.1%이고, 지난 3년간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의 152.5%에 해당하는 막대한 금액이며 자기자본의 33%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고려아연의) 대규모 차입 방식의 자기주식 공개매수로 인해 돌이킬 수 없는 손해가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기존에 진행 중이던 소송절차를 통한 구제를 포함해 가능한 모든 방법을 강구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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