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정진교 기자] KT가 2002년 공기업 ‘한국통신’에서 100% 민간기업으로 민영화된지 올해로 22년이 됐다. 당시 KT의 민영화는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함은 물론 투명하고 합리적인 경영을 통해 건전한 기업으로의 성장을 지향하고 있었다.
그러나 지난 20여년간 KT는 각종 부패 사건을 일으키고, 정권이 바뀔 때마다 낙하산 인사 논란이 끊이지 않았으며, 개인정보유출, 대규모 통신장애 등으로 인한 소비자피해도 적지 않았다.
시민단체인 소비자주권시민회의( 이하 소비자주권)가 김 대표의 지난 1년간 대표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를 평가한 결과 김 대표는 ‘개혁 전도사’라는 별칭에 걸 맞는 변화와 개혁을 추구하기 보다는 종래의 안일한 경영에 안주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2일 밝혔다.
소비자주권에 따르면 김영섭 대표는 검찰 및 정치권 출신 인사들을 다수 임명하여 낙하산 인사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검사 출신 인사들이 주요 직책을 차지하면서 회사의 컴플라이언스 강화보다는 내부 갈등을 초래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김 대표는 2023년 11월 첫 임원 인사로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사건을 담당한 검사 출신 이용복 변호사를 법무실장(부사장)으로 영입했다. 지난 2007년 이명박 전 대통령의 대선캠프에서 홍보단장을 맡았던 임현규 전 부사장은 2013년에 이어 다시 경영지원부문장(부사장)으로 영입됐다.
2024년 2월에는 컴플라이언스추진실장(상무)에 검사 출신인 허태원 변호사를, 감사실장(전무)에 특수부 검사 출신인 추의정 변호사를 각각 선임했다. KT의 핵심 계열사 중 하나인 KT스카이라이프 신임 대표에 최영범 전 대통령실 홍보수석비서관을 선임했다.
일각에서는 전문성을 갖춘 인사 대신 정권 낙하산 인사를 대거 등용하는 모습을 두고 김 대표가 회사의 발전보다 자신의 안위를 지키는 '보신주의'적 면모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과거 KT는 한국 내 통신 인프라를 독점적으로 운영했기 때문에 가격 책정이나 서비스 제공에서 경쟁압력이 적었다. 이로 인해 이용자들은 상대적으로 높은 비용을 지불해야 했고, 서비스 품질에 대한 불만도 제기되었다. 또한 인터넷 서비스의 품질이 일정하지 않거나 속도가 저하되는 문제, 통신 장애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다.
KT는 이전에 대규모 통신 장애를 일으켰다. 이로 인해 공공 서비스나 금융 거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큰 불편을 겪는 사례가 있었다. 몇 차례에 걸쳐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하여 보안 문제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었다. 이 때문에 이용자들의 개인정보 관리 소홀에 대한 책임이 지적됐다.
김 대표의 선임 이후 KT의 통신 관련 인프라 투자와 인력 충원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되었다. 특히 정년퇴직으로 인한 기술인력 부족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했고, 그로 인해 KT의 무선회선수가 경쟁사인 LG유플러스에 역전당하는 등의 문제가 발생했다. 여러 차례 크고 작은 통신 장애가 발생해 통신 역량이 약화되었다는 비판도 제기되었다.
김 대표는 통신에 기반한 AI를 강조하며 AICT(인공지능+정보통신기술)와 같은 비전을 발표했지만, 통신사업에 대해서는 여전히 투자가 소극적이고 특히 관련 인력에 대해서는 자연 감소를 방치하는 등의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그 결과 IoT를 포함한 무선회선수가 경쟁사에 비해 부족하며, 크고 작은 통신 재해가 김 대표 임기동안 발생했는데, 구체적인 예로 2023년 11월 27일 서울 소방망 장애(97분), 2024년 8월 10일 서울-충청 유선전화 장애(10시간) 등을 들 수 있다.
지난 2024년 3월 KT새노조가 KT직원 1,600여명(임원 등 제외)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결과, 김영섭 대표 선임 후 8개월에 대한 긍정적 평가 19.3%(매우 잘하고 있다 5.5%, 대체로 잘하고 있다 13.8%)로 나타났다. 부정적 평가는 49.9%(아주 잘못하고 있다 25.6%, 대체로 잘못하고 있다 24.3%)로 집계됐다.
김 대표 선임 이후 근로환경 개선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 개선되었다는 의견은 8.9%(많이 나아졌다 5.5%, 약간 나아졌다 3.4%), 개선된 것이 없다는 의견이 85.1%(별로 나아진게 없다 37.3%, 전혀 나아진 게 없다 47.8%)로 나타났다.
김 대표 선임 이후 각종 사업추진 과정에서 직원들의 의견을 잘 수렴하여 반영하고 있냐고 묻는 직원과의 내부소통 부분에서는 긍정적 평가가 10.7%(매우 그렇다 4.4%, 대체로 그렇다 6.3%), 부정적인 평가 66.3%(매우 그렇지 않다 41.8%, 대체로 그렇지 않다 24.5%)로 집계됐다.
결과적으로 직원들과의 소통이 미흡하다고 비판을 받았는데, 많은 직원들이 김 대표가 회사 내 변화를 이끌지 못하고 있다는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위와 같은 조사결과를 근거로 김영섭 대표가 정치권 및 검찰 출신 인사의 임명을 지양하고, 투명하고 공정한 인사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임원 선임시 내부 역량과 외부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전문성과 적합성을 기반으로 한 임명절차과정을 강화, 이를 통해 낙하산 인사로 인한 대내외적인 사회적 비판을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기존의 낙하산 인사에 대한 논란과 내부 비리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내부감사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 외부감사와 내부감사가 독립적으로 운영되며, 투명한 윤리경영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