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영풍, 고려아연 공개매수가 75만원으로 올려
MBK·영풍, 고려아연 공개매수가 75만원으로 올려
  • 김보름 기자
  • 승인 2024.09.26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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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쩐의 전쟁 2라운드”…“공개매수 성공 가능성 높이려는 승부수”
고려아연, CP 발행해 4천억원 조달, 국가핵심기술 신청 맞대응
고려아연(왼쪽)과 영풍 CI./홈페이지 캡처

[서울이코노미뉴스 김보름 기자] MBK파트너스·영풍 연합이 26일 고려아연 공개매수 가격 기존 66만원에서 75만원을 올리면서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측과의 경영권 다툼에 승부수를 던졌다. 

우군 확보와 실탄 마련에 집중해온 고려아연 측의 추가 대응이 주목되고 있다.

MBK·영풍은 이날 고려아연의 공개매수 가격을 기존 주당 66만원에서 75만원으로 상향한다고 공시했다. 기존 매수가보다 13.6% 높은 가격이다. 

MBK는 "인상된 고려아연 공개매수 가격 75만원은 상장 이래 역대 최고가 67만2천원보다도 11.6% 높은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고려아연 주가가 이미 공개매수 가격을 넘어선 상황이기 때문에 가격을 주가 이상으로 다시 끌어올려 공개매수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선택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와 함께 대항 공개매수를 검토 중인 최윤범 회장 측에게는 가격 장벽을 높이겠다는 계산도 했을 것으로 보인다.

MBK는 단독으로 진행 중인 영풍정밀의 공개매수 가격도 기존 주당 2만원에서 2만5000원으로 25% 올렸다. 영풍정밀은 고려아연 지분 1.85%를 갖고 있다.

MBK·영풍은 당초 고려아연 주식 최대 302만4881주(지분 14.61%)를 주당 66만원에 공개매수할 계획이었다. 이에 따라 필요한 자금은 약 1조9964억원이었지만, 이날 공개매수가 상향으로 그 금액은 2조2686억원으로 늘어났다. 국내 공개매수 역사상 최대 규모다. 

자금 확보 차원에서 MBK는 전날 영풍으로부터 3000억원을 차입했다.

MBK·영풍이 공개매수 가격 상향을 결정한 이날은 공개매수 기간 연장 없이 가격을 올릴 수 있는 마지막 날이었다. 쓸 수 있는 시간은 모두 쓰면서 최 회장 측에게는 대응할 시간을 주지 않겠다는 의도가 깔려있다고 여겨진다. 최 회장 측이 대항 공개매수로 맞설 수 날짜는 다음달 4일까지로 이날 기준 5거래일 밖에 남지 않았다.

최 회장 측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우선 기업어음(CP) 발행을 통해 4000억원을 확보한다. 고려아연이 자본시장에서 차입 거래로 자금을 조달하는 것은 23년 만이다.

고려아연은 지난 24일 2000억원 규모의 CP를 발행한 데 이어 오는 27일 추가 CP 발행을 통해 2000억원을 조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24일 발행한 CP는 만기 6개월에 금리는 연 3% 중후반대로 알려졌다.

고려아연이 자본시장에서 자금을 마련하는 것을 놓고 해석이 분분하다. 지난해 6월 말 현재 현금성 자산만 2조1277억원에 달했기 때문이다. 차입금은 1조4107억원으로 순현금(현금성 자산에서 차입금을 제외한 금액)은 7170억원이다. ‘곳간’이 넉넉한 상황에서 굳이 차입금을 조달할 유인이 크지 않다는 평가가 많다. 

고려아연은 이번 CP 발행이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예정된 일정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영풍·MBK의 공세에 맞서 경영권 방어를 위한 용도로 활용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고려아연은 지난 24일 회사가 보유한 2차전지 소재인 전구체 가공 기술을 국가핵심기술로 선정해 달라고 산업통상자원부에 신청서를 제출했다. 

국가핵심기술을 보유한 기업은 정부 승인을 받아야 외국 기업에 매각될 수 있다. 고려아연의 기술이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되면 MBK가 추후 회사를 재매각할 때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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