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 글로벌 판매 555만대 목표…전기차는 200만대 판매
완충시 900㎞ 주행 신개념 EREV 투입…수소역량 강화도
[서울이코노미뉴스 한지훈 기자] 현대차가 미래 모빌리티 시장에서 글로벌 선두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선언하며, 향후 10년간 120조5000억원을 투자한다.
오는 2030년 글로벌 판매 555만대를 목표로 잡았다. 이중 전기차를 200만대 판매하겠다는 계획이다.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정체) 속에서 인기를 끌고있는 하이브리드는 7개 차종에서 14개 차종으로 두배 확대한다.
현대차는 28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투자자, 애널리스트, 신용평가사 등을 대상으로 '2024 CEO 인베스터 데이'를 열고, 현대차의 새로운 중장기전략 '현대 웨이'(Hyundai Way)'를 발표했다.
현대 웨이는 ▲시장상황에 기민하게 대응하기 위한 '현대 다이내믹 캐파빌리티'(Hyundai Dynamic Capabilities) ▲다양한 모빌리티 사업확장을 위한 '모빌리티 게임체인저'(Mobility Game Changer) ▲수소사회 전환에 대비하기 위한 '에너지 모빌라이저'(Energy Mobilizer) 등 3대 전략을 골자로 한다.
현대차는 이를 위해 올해부터 2033년까지 10년간 120조5000억원을 투자해 '현대 웨이' 실행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발표했던 10년간(2023∼2032년) 투자액 109조4000억원과 비교해 10.1% 늘어난 금액이다.
구체적으로는 10년간 ▲연구개발(R&D) 투자 54조5000억원 ▲설비투자(CAPEX) 51조6000억원 ▲전략투자 14조4000억원 등이다.
3대 전략별로 살펴보면 ▲현대 다이내믹 캐파빌리티에 전체 투자액의 77%에 해당하는 92조7000억원을, ▲모빌리티 게임체인저에 22조1천억원을, ▲에너지 모빌라이저에 5조7천억원을 각각 투자한다.
이날 온라인으로 중계된 인베스터 데이 행사에는 장 사장과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 호세 무뇨스 사장, 글로벌 전략 오피스 본부장인 김흥수 부사장, 글로벌상용&수소사업본부장 켄 라미레즈 부사장, 전동화에너지솔루션담당 김창환 전무, 기획재경본부장 이승조 전무 등이 참석했다.
현대차는 제네시스를 포함해 2030년 연간 글로벌 판매량 555만대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2023년 판매실적 대비 약 30% 이상 증가한 물량이다. 글로벌 사업장에 생산시설을 계속 확장해 추가로 100만대 생산능력을 구축할 예정이다.
특히 전기차 모델은 2030년 200만대를 판매해 전체 자동차 판매량 가운데 약 36%를 채운다는 계획이다. 주요시장인 북미에서 69만대, 유럽에서 46만7000대를 판매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자사 핵심역량을 의미하는 '현대 다이내믹 캐파빌리티'을 추진한다. 우선 현대차는 자체개발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개선하고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 하이브리드차 수요에 적극 대응하기로 했다.
현대차는 준중형과 중형차량 중심으로 적용됐던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소형, 대형, 럭셔리 차급까지 확대한다. 기존 7차종에서 14차종에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적용한다는 것이다.
특히 제네시스의 경우, 전기차 전용모델을 제외한 모든 차종에 하이브리드 옵션을 제공하기로 했다.
앞으로 양산될 하이브리드 차량에는 스마트 회생제동, 차량외부로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 'V2L' 기능과 같은 특화 프리미엄기술도 탑재한다.
현대차는 2028년에는 하이브리드차 133만대를 판매한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올해 4분기 가동을 앞둔 미국 조지아주 신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서는 아이오닉5, 아이오닉9과 같은 전기차 외에도 하이브리드 차량을 생산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전동화 속도둔화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완충시 900㎞ 이상 주행이 가능한 'EREV'(Extended Range Electrified Vehicle)도 선보인다. EREV는 내연기관과 전기차의 장점을 각각 적용한 차량으로, 전기차와 같이 전력으로 구동하지만 엔진이 전기를 생산해 배터리 충전을 지원한다.
현대차는 2026년 말 북미와 중국에서 EREV 양산을 시작해 2027년부터 본격적으로 판매에 들어갈 예정이다.
아울러 현대차는 전기차 성능과 안전, 원가경쟁력 확보를 위해 배터리 역량강화도 적극적으로 추진한다. 내연기관차, 하이브리드차, 전기차, 수소전기차 등 유일하게 배터리시스템 전 라인업을 확보한 글로벌 기업으로서, 배터리 셀 경쟁력을 높이고 배터리 안전기술을 고도화한다는 방안이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2030년까지 보급형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를 신규 개발하기로 했다. 배터리 안전관련 기술의 고도화와 배터리관리시스템(BMS)의 배터리 이상 사전진단 기술도 더욱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
현대차는 또 '모빌리티 게임체인저'를 제시하면서 자율주행차 및 소프트웨어 중심차량(SDV) 개발과 다양한 모빌리티 신사업을 지속 추진키로 했다. 자율주행 기술을 계속 고도화하면서 관련데이터 수집과 동시에 자동으로 AI 모델을 학습하는 체계를 마련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현대차는 수소에너지 기술과 사업역량을 강화하는 '에너지 모빌라이저' 구상도 공개했다. 미래 에너지 패러다임이 수소로 전환되는 시기에 준비된 에너지사업자로서의 글로벌 리더십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HMGMA에 친환경 물류체계를 올해 말까지 도입하고, HMGMA를 중심으로 수소 모빌리티 생태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나아가 현대차는 트램, 선박, 경비행기, 발전기, 중장비 등 다양한 분야로 연료전지 시스템 라인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2030년 연결기준 영업이익률 10% 이상을 달성하는 내용의 중장기 재무전략도 내놨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현대차는 완성차 제조를 넘어 다양한 모빌리티로의 확장을 추진해 게임체인저의 입지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며 "에너지사업자의 역할도 강화해 수소사회를 실현함으로써 에너지 전환시기에도 글로벌 톱티어 리더십을 지속할 수 있는 회사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