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 비상’ 새마을금고, 블라인드펀드에 8천억원 출자
‘부실 비상’ 새마을금고, 블라인드펀드에 8천억원 출자
  • 윤석현 기자
  • 승인 2024.08.22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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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만에 펀드 출자 재개…상반기 순손실만 1조2천억원…
2년 간 대손충당금 6.8조원 충당…“손실 극복 가능 수준”
연합뉴스

[서울이코노미뉴스 윤석현 기자] 새마을금고중앙회가 이르면 이달 말 블라인드 펀드에 처음으로 출자한다. 규모는 약 8000억원이다.

새마을금고는 지난해 터진 최모 팀장의 출자 비리 사태 여파로 1년 넘게 펀드 출자를 못해 왔다.

첫 불라인드 펀드 출자는 올 상반기에만 1조2000억원에 달하는 순손실을 마주한 상황에서 건전성 관리를 위한 응급조치라는 지적이다.

2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새마을금고는 올해 3분기 중 8000억원 규모로 블라인드 펀드에 출자할 계획이다. 

국내 운용사를 대상으로 5000억원, 해외 운용사를 대상으로 3000억원이다.

블라인드펀드는 투자처를 미리 확정하지 않고 자금을 먼저 모은 뒤 투자처를 발굴하는 펀드를 일컫는다.

국내 5000억원 중 2000억원은 바이아웃(경영권 인수)과 그로스캐피탈(성장기업에 대한 지분투자) 분야 사모펀드(PE)에 출자할 예정이다. 

나머지 3000억원은 사모대출(PD) 메자닌 분야에 출자한다. 

해외 3000억원은 사모대출(PD) 중 직접대출 분야에 출자할 것으로 전해졌다.

새마을금고는 지난해 발생한 형사 사건으로 인해 펀드 출자를 전면 중단했었다. 검찰 수사 결과 사모펀드 출자 과정에서 특혜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고, 결국 작년 8월에 박차훈 전 회장과 기업금융부 소속 최모 전 팀장이 기소됐다. 

박 전 회장은 올 초 징역 6년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으며 최 전 팀장은 징역 5년에 벌금 1억5000만원형을 선고받았다. 출자 과정에서 특혜를 받은 ST리더스PE의 최모 전 대표도 징역 1년6개월을 선고받았다.

새마을금고는 첫 블라인드 펀드 출자와 더불어 프로젝트 펀드에도 출자할 계획이다.

지난달 새마을금고는 자금운용 비리 문제로 중단됐던 출자사업을 1년 만에 재개하며, 티맥스소프트 투자 프로젝트펀드에 500~600억원 규모를 출자한 바 있다.

새마을금고가 대규모 출자에 나서면서 IB업계는 반색하는 분위기다.

지난 해 박차훈 전 새마을금고 회장을 비롯한 일부 임직원은 사모펀드 운용사에 자금을 출자하는 과정에서 불법 사례비를 받은 혐의로 구속됐었다.

이후 새마을금고 출자가 거의 끊기다시피 하면서 상당수 운용사들은 자금모집에 더욱 어려움을 겪었다.

새마을금고가 2018년부터 2022년 8월까지 자금을 댄 PEF 운용사는 총 77곳에 달한다.

한편 새마을금고는 예상치 못한 충격에 대비하기 위해 연초 이후 6월 말까지 1조4000억원의 대손충당금을 추가로 적립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충당금 규모는 6조8000억원으로 늘어났다. 

새마을금고 관계자는 “작년 한 해 적립규모를 넘어선 충당금을 올 반 년 만에 쌓은 것”이라면서 “행정안전부와 함께 일선 금고에 대한 강도 높은 관리, 감독을 수행한 결과”라고 말했다.

충당금이란 금융사가 회수 불가능하다고 예상한 채권을 미리 비용으로 분류하는 것을 뜻한다. 

새마을금고는 충당금 추가 적립으로 인해 상반기 순손실만 1조2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새마을금고는 연체율 관리를 위해 부실채권도 적극적으로 매각하고 있다. 

지난해 손자회사 ‘MCI대부’와 한국자산관리공사 등에 2조4000억원 규모의 부실채권을 넘긴 데 이어 올 상반기에도 2조원을 추가로 정리했다. 

3분기(7~9월) 중으로 최소 1조2000억 원의 부실채권을 추가로 정리할 계획도 갖고 있다.

새마을금고는 충당금 적립, 부실채권 매각 등으로 상반기 1조원대의 손실이 불가피하지만 내부에 쌓아둔 잉여금으로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한 관계자는 “작년까지 쌓아둔 이익 잉여금 8조3000억원에다 특별·임의 적립금 5조6000억원) 등을 보유하고 있어 손실 규모는 극복 가능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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