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최영준 기자] SK이노베이션과 SK E&S가 지난달 합병을 발표한 뒤 오는 27일 합병계약서 승인을 안건으로 하는 임시주주총회를 앞두고 있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이하 포럼)은 합병을 추진하는 SK이노베이션과 SK E&S가 일반주주 입장에서 합병 필요성과 합병비율을 재심의해야 한다고 22일 주장했다.
포럼은 이날 이남우 회장 명의로 배포한 논평에서 "우리나라 합병은 거의 예외 없이 주주 간 이해관계 상충에 대한 깊은 고민 없이 지배주주 중심으로 짜인 각본대로 진행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포럼은 오는 27일 주주총회 이전에 SK그룹이 다섯 가지 조치에 나서야 한다고 제안했다.
먼저 SK이노베이션과 SK E&S가 각자 임시 이사회를 열어 일반주주 입장에서 합병 필요성과 합병비율을 재심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합병 등 자본거래에서는 이사회가 사업적 관점에 더해 주주를 위한 최선의 이익을 검토하는 것이 '글로벌 스탠더드'라는 이유에서다.
또 양사 이사회가 사외이사로만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합병 논의를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라고 촉구했다.
아울러 특별 이해관계자인 SK㈜[034730]가 SK이노베이션 주주총회에서 의결권 행사를 하지 말고, SK이노베이션이 밸류업을 먼저 한 다음그 뒤에 합병 추진, 회사가 제시한 합병 시너지(2030년까지 현금흐름 3.5배 개선)의 현실적 조정 등을 권고했다.
포럼은 SK그룹의 최근 어려움이 빚에 대한 불감증과 거버넌스에 대한 이해 부족에서 비롯됐다고 지적했다.
포럼은 "차입금은 적절하게 사용하면 약이지만 지나치면 독"이라며 "SK그룹은 배터리 등 주력사업 부진 속 방만한 투자로 차입금이 116조원을 돌파해 빚이 많은 그룹 1위에 올랐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SK그룹 지주사인 SK㈜와 SK이노베이션의 시가총액이 10조원 안팎에 불과한 것은 거대한 빚이 주가를 누르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포럼은 SK그룹이 상반기에만 1조원 이상의 손실을 냈고 순차입금이 19조원에 달하는 SK온을 살리는 것이 가장 급할 것이라며, SK온은 미국 기준으로 보면 부실채권(Distressed)으로 분류될 것이라고 덧붙였다.